[일문일답] 인요한 "'희생' 있어야 총선 승리...尹, 文포퓰리즘 고쳐 나가는 중"

2023-11-21 16:53
"한동훈 총선 출마하면 환영...합리적이고 좋은 사람"
"혁신안 5호 키워드는 '기초과학'...목요일 발표할 것"
"尹과 내년 1월에 만나 그동안의 과정 설명하고 싶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5호 혁신안의 키워드는 '기초과학'"이라고 밝혔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3일이면 취임 한달을 맞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그는 시쳇말로 정치권에서 요즘 가장 '핫'한 인물이다. 이준석, 양향자, 금태섭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그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이유다. 그는 스스로 1개월간의 혁신위 활동에 70점을 줬다. 다소 박한 점수다. 그는 평소에도 호남 사람이라고 밝히며 진한 사투리를 쓴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는 그가 왜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의 혁신 키를 잡게 됐는지 궁금하다. 그가 구상하는 국민의힘 혁신의 모습은 무엇일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에 대한 그의 입장을 비롯 정치권 현안을 그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들어봤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3번 만났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한 번, 올해 3월 순천만 정원박람회 때 만난 적이 있다. 남북 관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자고 해서 3~4개월 전에 용산에서 만났다. 당시 만남들은 혁신위와는 관계가 없고 사적인 만남이었다."
 
-혁신위원장 맡은 후 윤 대통령과 만난 적 없나
"만난 적도 없었고 어떤 지시를 받은 것도 없다. 대통령을 만나면 언론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 아니냐'는 불필요한 오해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만나지 않는 게 옳은 것 같다." 
 
-윤 대통령과의 공개 회동 계획이 있는가
"혁신위 활동을 전부 마치고 내년 1월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부 설명해주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있다. 혁신안의 보충설명을 하고 오해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  

-지금 여야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 중 하나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 여부다
"나오면 대환영이긴 하다. 한 장관은 나이가 저보다 젊지만 아주 존경하는 사람이다. 굉장히 합리적인 인물이다. 같이 회의를 몇 번 했는데 사람이 아주 좋더라. 하지만 내가 좋은 인상을 받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과 별개로 한 장관의 거취는 그분 스스로가 결정할 일이다. 나는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지 선거 대책반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준석 전 대표는 앞으로도 만날 계획이 있는가
"만약에 만나게 된다면 비공개로 하고 싶다. 비공개로 만나야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다. 기자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만나면 얻는 게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마 전 하태경 의원이 출판기념회 오라고 했는데 안 갔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형평성 문제다. 두 번째는 공개적인 장소보다는 비공개가 좋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연대 가능성은? 
"우선 이 의원에게 죄송한 부분이 있다. 원래 비공개 회동이었는데 대전에서 만나는 게 미리 알려지면서 사과를 했다. 이 의원과는 남북 관계에 대해 20분간 이야기를 했는데 생각이 거의 똑같았다. 단 연대 가능성은 모르겠다. 이 의원이 결정할 일이다." 

-총선룰을 마련할 계획이 있나
"선거룰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기초룰을 만드는 것인데, 선대위나 당 지도부에서 이를 오케이 해야 된다. 외부에서 보면 당을 같이 끌고 가는데 갈등이 있고, (당 지도부 입장에서 보면) 우리(혁신위)가 하는 행동을 다 좋아하지 않지만 그게 건강한 거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다." 

-5호 혁신안의 키워드는
"'기초과학'이다 연구개발(R&D) 관련 내용도 들어갈 것 같은데 막연하게 예측하지는 않고 있다. 회의 전에 결론을 정해 놓지는 않는다. 이번 주 목요일 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남은 혁신안 카드는 몇 장인지 궁금하다 
"필요에 따라서 달라질 거다. 지금까지 나온 것들을 총정리해서 당에 던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첫째가 변화고, 두 번째가 통합이다. 세 번째가 희생이다. 무엇보다 희생이 중요하다. 희생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혁신을 하지 않으면 당이 죽고 나라가 어려워진다. 국민의힘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100% 확신한다. 희생을 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 기다리면 된다. 혁신위가 끝난 다음에 이뤄질 수도 있다. 단 총선 전에는 이뤄질 것이다. 한국 정치에서 여의도의 기적을 만드는 게 나의 목표다." 

-혁신위 연장 가능성이 있는가 
"연장할 수도 있고 일찍 끝낼 수도 있다. (당헌 44조 최고위원회에서 의결 시) 15일 연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쯤 되면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한 배경이 궁금하다
"조상들이 4대를 여기서 살았다.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며 엄청난 인적·물적 희생이 있었다.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희생했는데, 거기에 우리 가족도 동참했다. 위원장직을 수락하면 상처도 받고 멍도 들게 뻔한 일이었지만 조상들이 이 땅에서 희생하신 것을 생각하면 힘들고 나쁜 것도 짊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재인 전 정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문재인 정부에서 유례없는 돈을 뿌렸다. 그 덕분에 우리가 빚을 많이 진 것이다. 이런 게 포퓰리즘이다. 현 정부는 전 정부의 안 좋은 재정 상태를 이어받았다. 지금은 그것을 고쳐 나가는 중인 것이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내년 1월에 만나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전부 설명해 주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게 된다면 비공개 회동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재명 대표를 비롯 현 더불어민주당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원로들과 내가 아주 친한데 그분들이 섭섭해 하고 있다. 민주당이 그분들을 좀 더 잘 모셨으면 한다. 그분들이 지금 굉장히 소외감을 느끼고 서운함을 느끼고 계신다. 민주당은 평화민주당, 신민당으로 이어지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역사가 있다. 좋은 뿌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김 전 대통령의 제자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김 전 대통령 시절 인사들이 정계를 떠난 후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고 있다." 
 
-혁신위원장을 그만둔 후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내려 놓을 것이다. 전에는 서대문구로 출마하라는 유혹도 많았지만 지금은 여기(혁신위)에 올인하고 있다. 병원으로 돌아가 은퇴한 뒤 순천 가서 조용히 살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총평을 해달라 
“외교에 있어서는 만점이다. 정상을 100명 가까이 만나면서 유례 없는 행보를 했고 안쓰러울 때가 많다. 대한민국 국민이 대통령께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인식 못해주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다. 대통령이란 국민에게 쓴약도 먹일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 거다. 전 정부의 안 좋은 재정을 이어받았고 지금 그것을 고쳐 나가고 있기 때문에 아픈 것이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프로필
△1959년 순천 출생
△연세대 의대
△연세대 의학박사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교실 주임교수
△새누리당 제18대 대통령중앙선거대책위원회 100%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
△저서 <내 고향은 전라도, 내 영혼은 한국인>
△특별귀화 1호 한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