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직종 AI 대체 가능성 높아…교육 등 정책변화 필요"
2023-11-16 12:17
미래 인공지능(AI)이 대체 가능한 일자리가 전체의 최대 14%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의사와 변호사 등 대표적인 고학력·고소득 직업들이 인지적인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AI 기술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오삼일 팀장과 한지우 조사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와 노동시장 변화(BOK 이슈노트)'를 통해 "국내 일자리 가운데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는 341만 개로 전체 일자리의 12%로 추정된다"고 예측했다.
이는 국내 데이터를 활용해 AI 대체 직업을 분석한 첫 조사 결과로 AI 기술로 수행 가능한 업무가 해당 직업에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직업별 AI 노출 지수를 산출해 평가해 도출한 것이다. AI 노출 지수가 높을수록 AI 상용화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해당 조사에서 임계점을 상위 25%로 넓힐 경우 대체 가능한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14%(약 398만개)에 이른다.
또한 지난 20년 간 산업용 로봇과 소프트웨어 도입이 고용·임금에 미친 영향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AI가 소프트웨어와 유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가정할 경우 AI 노출 지수가 10분위 높아질 경우 관련 일자리의 고용 비중은 7%포인트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은 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은 이처럼 AI 도입으로 근로자들에게 기존과 다른 능력이 요구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AI 도입에 따른 교육 및 직업훈련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과거와 달리 사회적 기술,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소프트스킬(soft skill)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오 팀장은 "AI 기술이 업무와 생활의 편리성을 가져다주지만, 소비자 후생 감소, 이윤 독점 심화 등의 부정적인 사회적 결과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AI가 적절한 규제 속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