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저효과로 소비·생산 호조...투자는 여전히 '암울'

2023-11-15 16:44
소매판매 7.6%↑·산업생산 4.6%↑
기저효과+연휴·광군제 특수 영향
부동산투자 9.3%↓...지준율 인하 가능성↑

베이징의 한 쇼핑센터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지난달 중국의 소비가 황금연휴와 광군제 효과에 힘입어 크게 반등했다. 산업생산도 시장 전망을 뛰어넘으며 선전했지만, 연휴특수와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침체로 인해 투자 역시 부진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소비 반등...기저효과·연휴특수 지우면 '글쎄'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매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달(5.5%)은 물론 시장 전망치(7%)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의 기저효과와 더불어 이달 초 8일간의 중추절·국경절 연휴가 이어지며 소비가 폭발한 영향이 컸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처음 맞는 중국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가 사실상 10월 중순부터 막을 올리면서 그 효과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외식(18.5%), 금은보석(12.0%), 의류 및 잡화(10.2%), 스포츠 및 오락 용품(9.9%)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반면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7.5%)는 크게 줄었다.  

싱자오펑 ANZ 수석 중국전략가는 “연휴와 지난해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수치는 실제 경기 모멘텀을 반영할 수 없다”며 “월별 수치는 디플레이션 위험 증가와 함께 경제 모멘텀이 약화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월별 수치를 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0.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월별 소매판매는 리오프닝 직후인 지난 2월 4.72% 급증했으나 이후 줄곧 1%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
 
생산 선전했으나 전망 어두워...투자는 낙폭 확대 
같은 달 산업생산 증가율은 4.6%로 집계됐다. 역시 전달(4.5%)과 전망치(4.4%)를 모두 넘어섰다. 다만 전망은 밝지 않다.

싱크탱크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루이즈 루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강세에도 불구하고 재고 정리 압박이 줄어들고 대외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산업생산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짚었다.  

소비, 수출과 함께 중국 경제의 3대 엔진으로 불리는 투자 지표가 암울한 것 역시 경기 둔화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1~10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증가하는 데 그치며 전달치이자 전망치인 3.1%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투자의 약 20~30%를 차지하는 부동산 투자가 지난해 동기 대비 9.3% 줄어든 영향이 크다. 이는 1~9월 누적치(-9.1%)보다도 낙폭을 0.2%포인트 늘린 수준이다.

도시조사 실업률은 5.0%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7월부터 발표가 중단된 청년실업률은 이달에도 발표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데이터인 중국의 6월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21.3%까지 치솟았다.

다만 국가통계국은 연령별 실업률 통계 방식을 개선 중인 가운데 개선 작업이 끝나는 대로 적절한 시기에 다시 청년실업률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준율 인하 가능성...MLF는 동결 
실물 경제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시장은 인민은행이 내달 지급준비율(RRR)을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준율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준비 비율로, 이를 낮추면 은행은 자금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진작을 위해 1조 위안(약 182조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날 블룸버그가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인민은행은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6월과 8월 MLF 금리를 각각 0.1, 0.15%포인트씩 낮춘 바 있다.

대신 인민은행은 합리적이고 풍부한 유동성을 유지하겠다면서 MLF를 통한 공개시장조작으로 1조4500억위안의 자금을 시중에 풀었다.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하는 MLF 대출이 8500억위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유입되는 자금은 6000억위안으로, 이는 2016년 12월 이후 근 7년래 최대 MLF 유동성 유입이다.

아울러 인민은행은 이날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거래를 통해 495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통상 MLF 금리가 조정되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