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 내년 3분기부터…물가상승률 2%대 진입 전제"
2023-11-14 17:06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 "한은,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경기회복·금리 인하 양립 가능"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내년 하반기 전망…"0.75%p vs 0.5%p" 인하 폭엔 시각 차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내년 하반기 전망…"0.75%p vs 0.5%p" 인하 폭엔 시각 차
국내 기준금리가 1년 가까이 3.5%로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4일 이승훈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24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가 수출 주도로 회복함에도 한은이 내년 하반기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은이 통화정책 결정을 할 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못지 않게 성장률을 주요 변수로 고려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행보로 보일 수 있겠으나 경기회복이 금리 인하와 양립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한은이 내년 중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는 첫 번째 이유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물가 하락세를 꼽았다.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에 이르며 시장 전망을 웃돈 것과 관련해서는 농산물 가격 급등을 꼽으며 근원물가를 자극하는 이슈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물가가 내년 3분기 2%대 중반을 밑돌 것으로 보고 이를 기점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내년도 국내 실질 GDP가 잠재 GDP를 밑돌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은이 성장 지원에 힘을 실을 여지가 높다는 점도 피벗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다만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접어들더라도 연말까지 0.75%포인트를 낮추는 데 그치는 등 통화완화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 기준금리(3.5%) 수준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금리를 하향하더라도 2.75%에 머무를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연말 금리 전망치는 중립금리 추정치(2.3%)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통화정책 기조 관점에서 본다면 제약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용구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도 '2024년도 채권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내년 하반기 들어서야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일정수준의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한데 현 글로벌 경기 연착륙과 인플레이션 전망 경로 등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가 실현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통위가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연말까지의 인하 폭은 0.5%포인트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이코노미스트는 "올 연말까지 물가 상승률은 3%대 중반을 기록하고 2023년도 연간 물가상승률은 3.7% 수준이 될 것"이라며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긴 하나 물가는 내년 5월 이후에야 3%를 밑돌고 2%대에 진입하는 것은 9월이 될 것이다. 내년 연 물가 상승률 역시 2.6%로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