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상생안도 분위기 그닥"…금융지주 '눈치싸움' 치열

2023-11-14 15:00
16일 당국 간담회 후 도출 가능성 고개
담합처럼 보일까 1천억 안팎 결정 '애매'
상생안 차별화 논의도 '장고'

[사진=연합뉴스]

하반기 2차 상생금융안 규모와 도출 시기를 놓고 금융지주사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앞서 하나·신한금융지주가 각각 1000억원 가량의 상생금융안을 선제적으로 내놨지만, 오히려 해당 결정이 경쟁사 고심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당국 반응이 시원치 않을 뿐더러, 상생금융 규모의 적정선을 양사가 어느정도 정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여기에 오는 16일 주요 금융그룹과 금융당국 수장들 간 회동 후 추가적인 지원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하나금융과 신한금융 관계자는 추가 상생금융 지원 계획에 대해 "오는 16일 금융당국 수장들과의 간담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해당 간담회의 메시지에 따라 추가 지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3일 이자 캐시백 등 1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내놨다. 신한금융그룹도 금리 인하, 연체이자 감면 등 1050억원 규모의 ‘2024년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를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발표 이후에도 당국 수장들이 은행권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해당 지원안 규모를 놓고 당국 반응이 시원치 않다는 시각이 존재했다. 

이에 다른 금융지주들을 중심으로 상생금융안 도출 규모와 시기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는 분위기다. 16일 간담회 이후 추가적인 지원안 도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1000억원 안팎의 상생금융안을 내놓을 경우, 해당 규모를 놓고 담합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심에 눈초리가 더해질 수 있어 추가적인 내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금융지주 내부에선 16일 이후 구체적인 상생금융안을 내놓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하나·신한금융 발표 이후 여론이 그닥 좋지 않자 간담회에서 당국의 메시지를 듣고 상생금융안을 결정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당초 지난주 다른 주요 금융그룹도 상생금융 대열에 합류하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후 후속 발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국에서 고개를 끄덕일 만한 혁신 상생안을 내놓는 작업에도 추가적인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다른 관계자는 "하나·신한금융이 이자 캐시백, 금리 인하 등 기존 자사 고객들은 위한 방안들을 주로 내놨는데, 당국이 원했던 상생안은 전 금융소비자가 수혜를 입을 수 있을 만한 방안들이라는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에따라 금융지주들의 상생안 차별화 논의에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