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 윤곽 이번주 나온다···정부, 또 고심 이유는?
2023-11-13 15:41
복지부 "정리 위한 시간 필요"
최대 2000명대 후반 예상 유력
최대 2000명대 후반 예상 유력
의과대학 정원 증원 수요 조사 결과가 이번 주 나온다. 이들 대학이 제출한 정원 확대 희망 규모는 2000명대 후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조사 결과가 곧 의대 증원 규모는 아니지만, 당초 정부의 증원 목표치로 회자되던 1000명대를 크게 웃돈다.
다만 정부가 발표 시기를 13일에서 이번 주 내로 연기한 것이 석연치 않다. 일각에서는 의료계 반발이 여전한 만큼 정부가 고심을 거듭하는 사이 증원 논의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앞서 지난달에도 의대 정원 확대 폭을 발표하려다 직전에 갑자기 취소한 바 있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까지 의대를 둔 전국 40개 대학으로부터 의대 정원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 규모를 취합했다. 각 의대는 내년 입시가 치러지는 2025학년도부터 2030학년도까지 6년간의 증원 수요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전날 오후 5시께 의대 입학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13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가 4시간 만인 오후 9시께 돌연 취소하겠다고 재공지했다.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 입시를 치르는 2025년도에 2000명대 후반 규모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가 발표 연기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현재 입학 정원(3058명)보다도 많은 숫자가 나와 정부가 의료계 반발 등을 고려해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이란 예상도 공존한다.
실제 의료계 기류가 심상치 않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와의 의료현안협의체 협상단을 전원 교체하면서 당초 지난 9일 열리기로 했던 회의가 불발됐다. 새 협상단장으로는 의대 증원에 강경하게 반대해 온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관련 발표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비판의 시각도 나온다. 앞서 지난 10월 19일 의대 정원 확대 규모와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결국 ‘의대를 증원한다’는 방향성만 강조한 바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규모가 커서 이에 대한 후폭풍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의료계 반발이 커지고 있는 데다,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과 학부모가 동요하는 등 주목받고 있는 사안인 만큼 주목도가 높은데 정부의 대처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증원 방향성이 확실하다면 여론조사에서도 증원에 찬성하는 비중이 80%에 달하는 만큼 빨리 구체화해서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