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은행 총재 "SPV 설립...지방정부 부채 위기 대응" 시사
2023-11-09 17:21
8일 中 진룽제포럼 개최…판궁성 총재 발언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 해소에 적극 나서
인민銀 통화위원 '中경제 일본화' 반박
베이징거래소 "베이징~홍콩 잇는 '징강퉁' 추진"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 해소에 적극 나서
인민銀 통화위원 '中경제 일본화' 반박
베이징거래소 "베이징~홍콩 잇는 '징강퉁' 추진"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8일 “필요하다면 인민은행이 채무 압박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에 긴급 유동성 대출을 제공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 총재는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진룽제(金融街)포럼에서 최근 중국 지방정부 부채 위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같이 밝혔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판 총재의 발언을 놓고 “인민은행이 사실상 저리로 장기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한 특수목적기구(SPV) 설립을 시사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중국 지방정부들은 지난 3년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막대한 방역 비용 지출과 수년에 걸친 경쟁적이고 과도한 인프라 투자,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숨겨진 부채’를 모두 합친 중국 지방정부의 총부채를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넘는 약 66조 위안(약 1경2400조원)으로 집계했다. 2018년 부채 규모(35조 위안)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이날 포럼에서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를 1990년대 ‘대차대조표 불황’에 빠진 일본과 비교하며 중국 경제의 '일본화'를 우려하는 시장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에 대해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부주임(차관급)을 역임한 류스진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1990년대 일본의 불황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부족한 탓이지만, 오늘날 중국 경제는 여전히 저소득층 소비 증진, 신흥산업 육성 등 방면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의 1인당 GDP는 1990년대 일본 수준보다 훨씬 낮은 데다가, 여전히 중간 수준의 경제 성장 속도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경제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도 주장했다.
류 위원은 "중국은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재정 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하지만, 이러한 전통적인 부양책은 단기적 성장을 지원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농민공에게 도시민과 동등한 사회복지 혜택 제공, 첨단산업 분야의 기업가정신 장려 등 개혁에 더 힘써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포럼에서는 중국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리융춘 베이징증권거래소 부총경리는 현재 베이징·홍콩 거래소 간 상호 주식 거래를 허용하는 징강퉁(京港通)이 추진되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도 홍콩을 통해 베이징증권거래소 상장 주식에 투자할 수 있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후강퉁(滬港通)·선강퉁(深港通)에 이어 징강퉁을 개통함으로써 더 많은 외국인 자금을 중국 금융시장으로 유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베이징증권거래소는 상하이·선전에 이은 제3의 거래소로, 중국이 혁신형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취지로 2021년 11월 설립했다. 상하이·선전거래소의 중소 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커촹반, 촹예반의 상장 조건을 맞추기 힘들 정도로 시가총액이나 매출 규모는 작지만 기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는 채널이 되고 있다.
현재 베이징증권거래소 상장회사만 모두 228개로, 총 시가총액을 합하면 약 2700억 위안이다. 600만명 이상의 개인투자자, 800곳 이상의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진룽제 포럼은 중국 베이징시 정부와 인민은행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과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공동 주최하는 중국 금융계에서 권위 있는 포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