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파업, 민노총이 주도...장기화는 어려울 듯"

2023-11-09 12:46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 1노조가 9일 서울시청 앞 세종대로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에 들어갔다. [사진=권규홍 기자]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9일 서울시청 앞 세종대로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9~10일 이틀간 경고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이날 파업에 돌입한 곳은 민주노총 산하 1노조뿐이다. 파업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 지배적이다. 파업 불참을 선언한 그 외 노조들이 1노조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는 16일은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이어서 파업 동력을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통공사에는 민주노총 산하 1노조와 한국노총 산하 2노조, MZ 올바른 노조 등 3개 노조가 있다. 이 가운데 MZ 노조는 파업 불참을 진작부터 선언한 상태고, 연합교섭단에 들어 있는 1노조와 2노조가 지난 8일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되자 1노조만 경고 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2노조는 파업 불참을 선언했다. '이 정도'는 합의했어야 했다는 것이 2노조 측 기본 입장이다. 그러면서 1노조 파업을 비판했다.

'이 정도'와 관련해 협상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노사 간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았지만 특히 1노조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협상 결렬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2노조와 MZ 노조 측 반발 때문에 1노조 파업 장기화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측은 안전과 관련 없는 인력 2212명을 2026년까지 감축하겠다고 못 박아 놓았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를 철회하라고 주장한다. 노조는 이날 협상에서 임금 인상도 요구했다.   

공기업이 파업에 돌입하면 행정안전부가 매년 주는 평가급 지급액이 적어진다. 평가급은 가~마 등급까지 책정해 놓고 보수월액을 지급하고 있다. 그 기준은 △가등급 300~280% △나등급 250~230% △다등급 200~180% △라등급 150~130% △마등급 0%다. 

교통공사는 지난해 파업에 따라 평가 등급은 '라' 등급에 속해 있다.

따라서 올해 교통공사 직원들이 받고 있는 평가급은 150~130%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이번 파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이어서 '마' 등급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평가급은 0%를 받게 된다. 한 푼도 못 받는다는 얘기다. 2노조와 MZ노조가 파업 불참을 선언하고 1노조를 비판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이 때문에 교통공사는 노노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서울시는 지하철 파업에 따라 비상수송대책에 들어갔다.
 
시와 교통공사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지만 출근 시간대에는 평상시와 똑같이 열차를 100% 운행하고 퇴근시간대에는 평상시 대비 8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용 승객이 많은 2·3·5호선에 비상대기열차 총 5대를 추가 투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 파업 미참여자와 협력업체 직원 등 총 1만3500명을 확보해 지하철 수송 기능을 유지하고, 서울시 직원 124명을 일일 역사근무 지원요원으로 배치해 혼잡도와 안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내버스 등 대체교통편도 마련했다. 시내버스 집중 배차를 출퇴근 때 1시간씩 늘리고 단축 차량과 예비버스 등 566대를 추가 투입했다. 마을버스 250개 노선도 출퇴근 시간대에 집중 배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