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민 빚 생긴다'...의정부시, 내년 지방채 300억원 발행

2023-11-08 11:24
'시민 1인당 11만8200원'
'공적자금 조달 차질 생기면 시중은행 차입…이자만 20억~30억원'

의정부시청 [사진=아주경제 DB]

경기 의정부시(시장 김동근)가 내년도 부족한 예산을 채우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한다.
 
의정부시는 내년에 지방채 3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발행 계획은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사업 150억원, 바둑 전용 경기장 건립 100억원, 고산 공공도서관 건립 50억원이다.
 
시는 지방채 발행 승인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상태지만, 이날까지 통보가 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정부의 공적 자금이 바닥난 상태이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방채 300억원을 내년 기획재정부가 지원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 등 공적자금에서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면 시 금고 등 시중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어서 막대한 이자 부담이 예상된다.
 
또 다음 연도에도 25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어서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방채 공적자금의 경우 평균 2.5%의 이자 비용이 발생하지만, 기준 금리 인상으로 올해 3.6%에서 내년도 3.9%로 오를 전망이다.
 
더구나 공적자금이 바닥나 시중은행에서 차입할 경우 최소 5% 내외의 이자가 적용돼 2년간 최소 20억~30억원이 불어나는 등 시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는 시중은행에서 차입한 자금을 지방채 차입선으로 변경해 이자 절감 등 부채를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올해 정부 지방교부세 331억원과 경기도 조정교부금 243억원 등 574억원이 감소했고,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국도비 부담이 증가하는 대신 세수가 줄어 지방채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번 지방채 발행액이 최종 확정되면 시의 내년도 예산(자체수입+의존재원+지방채) 규모는 올해와 비슷한 1조24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세입이 줄었지만, 그만큼 국도비 부담이 증가하는 탓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의정부시민 1인당 지방세 부담액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기준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은 52만3000원이다.
 
특히 시민 1인당 11만8200원의 빚이 생기게 된다.

전임 시장이 지난 2017년 채무 800억원을 모두 갚으며 '채무 제로'를 선포한 지 7년여 만이다.
 
전임 시장은 애초 계획보다 6년여 앞당겨 채무를 상환하며 이자 등 40억원 이상을 절감한 바 있다.
 
결국 빚이 없던 의정부시민에게 7년 만에 다시 빚이 생기게 되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의정부동 일대 캠프 라과디아 도시개발 사업 부지에 들어서는 아파트 건설 사업이 완료되면 개발 이익이 환수되는 2018년 말부터 시 새정 부담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는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고자 내년도 업무추진비와 연가보상비를 삭감하고, 시와 산하기관 조직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등 재정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