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둔화 전망에…은행ㆍ컨설팅업계 인력 구조조정 박차
2023-11-07 16:18
美 4분기 GDP 성장률 1.2%로 둔화 전망
씨티그룹 최소 10% 해고 예상
올해 퇴사자 적어 해고 증가 분위기
인건비 동결로 구조조정 대신하기도
씨티그룹 최소 10% 해고 예상
올해 퇴사자 적어 해고 증가 분위기
인건비 동결로 구조조정 대신하기도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은행, 컨설팅업계를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 및 금리 동결을 단행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제인 프레이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조직 개편 담당자들은 '보라보라 프로젝트'를 위해 전체 인원의 최소 10%에 달하는 대규모 해고를 고려하고 있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티그룹 내부 조직에 불안함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향후 해고 인원이 더 커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금융사 중 직원 수 2위 업체인 씨티그룹이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면 월가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씨티그룹 임직원은 24만명으로, 10% 해고가 이뤄지면 2만4000명이 회사를 떠나는 것이다. CNBC는 "이는 수년 만에 월가에서 가장 심각한 해고 조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영난에 시달린 씨티그룹은 미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할 조짐까지 보이자 인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씨티그룹의 장부가치 대비 주가 비율(PBR)은 0.49로 미국 내 은행업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와중에 또 다른 대형 금융사인 찰스 슈왑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찰스 슈왑은 지난 1일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직원의 5~6%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 9월 기준 찰스 슈왑의 직원이 3만 5900명이었다"며 "최소 1795명이 해고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은행(IB)의 잇따른 구조조정은 올해 퇴사자가 적은 영향도 있다. 지난해 대규모 퇴사가 발생한 것과 달리 올해는 경기 전망이 어두워 자발적 퇴사자가 적은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몇 달간의 해고가 부분적으로 낮은 퇴사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퇴사자도 지난해보다 적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형 컨설팅 업체는 인건비 조정으로 구조조정을 대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계 3대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앤코와 베인앤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이 올해 신입 졸업생 초봉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임금 동결은 사실상 감봉이라는 분석이다.
매니지먼트 컨설티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나만 미안은 "올해 컨설팅 업계는 지난 10년 이래 가장 힘들고 경쟁이 치열하다"며 "올해는 IB과 IT 기술 기업이 고용 안전을 추구하면서 대량해고를 하지 않아 공석이 줄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