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국내 지하철에도 침투...'공포증' 확산
2023-11-07 14:23
빈대가 우리의 일상으로 침투했다. 찜질방, 대학 기숙사에 이어 지하철에서도 빈대로 추정되는 목격담이 나오고 있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트렌치 코트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 작성자 A씨는 "수원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KTX로 환승해 지하철을 탔다"면서 "옷을 벗어 책상 위에 뒀는데, 벌레 한 마리가 트렌치코트에 붙어 있어 휴지로 잡았다. 이게 요새 나오는 빈대인가"라고 전했다. A씨가 함께 올린 사진 속에는 옷에 빈대로 추정되는 벌레와 피가 묻어 있다.
최근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에 따르면 각 보건소에는 빈대 신고가 늘어났다. 지난 5일에는 빈대 발견·의심 신고가 총 17건에 달했다. 지난 2014년부터 10년간 빈대 신고 건수가 단 9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났다.
빈대 출몰이 이어짐에 따라 정부 부처는 관련 대응에 총력을 쏟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6일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해 7일부터 현황판을 만들어 활용한다"고 밝혔고, 질병관리청도 같은 날 "빈대를 박멸하기 위해 새로운 살충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국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일명 '빈대와의 전쟁'을 펼치며 DDT(유기염소 계열) 살충제를 배포, '빈대 청정국'으로 불렸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더 이상 빈대 출몰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빈대는 전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물리면 모기에 물린 것보다 심한 가려움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대에 물려 증상이 심할 경우 피부 감염증과, 고열, 빈혈 등을 겪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