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 수익 악화일로...연말 "깜깜" vs "기대" 교차

2023-11-02 18:00
저축銀 3분기 순이익 '3억'...일부 '적자 전환'
카드사 순익도 감소...여전채 금리 5% 육박
"연체율 상승 방어" vs "시간이 해결할 문제"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제2금융권의 순이익이 급감했다. 경기 불황과 고금리가 맞물리면서 조달비용이 증가한 데다 부실을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크게 늘어서다. 특히 은행계 저축은행은 실적이 부진한 수준을 넘어 손에 쥐는 이익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2금융권 업계에서는 연체율이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4분기에도 실적 한파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계 저축은행들의 순이익이 1년 새 '제로(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6개 저축은행(KB‧신한‧하나‧우리‧NH‧IBK)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350억원 대비 347억원(-99.1%) 감소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적자로 전환한 저축은행은 3곳이다. KB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61억원 순이익에서 올해 3분기 114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억에서 –25억원으로, IBK저축은행은 47억에서 -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하나저축은행과 NH저축은행은 적자는 면했지만 순익이 크게 줄었다. 하나저축은행의 순이익은 64억원에서 7억원으로 89.4% 급감했고, NH저축은행은 82억원에서 36억원으로 56.1% 줄었다. 신한저축은행만 1년 전보다 6억원(6.6%) 늘어난 100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예금금리가 상승한 탓에 이자 비용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시중은행과의 수신 경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여신 건전성 강화를 위해 늘어난 대손충당금도 영향을 미쳤다.
 
카드사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하나‧우리)의 3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4620억원으로 전년 동기(5050억원) 대비 8.5% 감소했다. 2분기(4946억원)보다도 6.6% 감소한 수치다.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롯데카드‧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도 업계 전반의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고금리 여파로 조달비용이 상승한 것이 카드사 업황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예적금 등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주로 여신금융전문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지난 3월 3%대까지 떨어졌던 여전채 금리는 5%대에 육박했다. 
 
2금융권에서는 4분기도 깜깜하다는 의견과 철저한 유동성 관리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고금리 예금에 가입했던 예금자들의 돈이 만기를 채우고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업계는 유동성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다 보니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서 대출 문턱을 높이거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방식 등으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