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명 SKT로 번호이동...'에이닷' 효과 시동

2023-11-01 16:37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9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인공지능(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AI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10월 무선전화 가입자 중 11만명 이상이 SK텔레콤(SKT)으로 이동했다.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가입자가 SKT로 갈아탔다. 아이폰 통화녹음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AI) 서비스 'A.(에이닷)' 효과로 이런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을 보면, 10월 SKT 번호이동 가입자는 11만264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7574명보다 2만5069명(28.6%) 늘었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7만9671명, 7만3612명 이동하며 전년보다 각각 1만2550명(18.7%), 3209명(4.6%) 증가했다. 

SKT는 알뜰폰(MVNO)에서 이동한 가입자도 대폭 늘었다. 지난달 알뜰폰에서 SKT로 갈아탄 가입자는 2만2451명으로 지난해 10월 1만3150명과 비교해 70.7%(9301명) 급증했다. 이 역시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다. KT와 LG유플러스로 번호를 이동한 MVNO 가입자는 각각 2580명(34.8%), 1360명(14.5%) 늘었다. 

SKT는 지난달 아이폰15 판매 경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초 SKT는 아이폰15 국내 사전 예약 개시에 맞춰 주 고객층인 MZ세대를 공략했다. 무신사에서 아이폰15를 개통하는 고객 대상으로 할인권·최대 30만원 상당 무신사 기획전 아이템을 제공하는 '0 청년 기획전'을 진행했다. SKT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에 맞춰 진행한 청년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에이닷 효과로 SKT로 이동하는 가입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달 26일 SKT는 AI 서비스 에이닷에 통화녹음과 내용을 요약하는 기능을 탑재해 선보였다.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아이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공개되자 화제를 모았다.

애플은 전 제품에 통화녹음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1개 주에서 '상대방 동의 없는 통화녹음'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에이닷 통화녹음 서비스는 SKT 고객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른 통신사 가입자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을 순 있으나, 녹음 기능 이용은 불가하다. 또한 에이닷은 AI가 통화 내용 맥락을 분석하고, 통화 유형을 분류하며 요약까지 해준다. 

SKT 측은 "에이닷 통화요약 서비스 같은 킬러 서비스가 이동률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