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5대 궁궐 트레킹] "창덕궁에서 느끼는 왕들의 숨결...알고 보니 더 재밌다"

2023-10-21 20:16

 
청와대·5대 궁궐 트레킹 참가자 박실(가운데)씨 일행이 21일 창덕궁을 걷고 있다. [사진=박상현 기자]

 “알고 보니까. 더 재밌네요. 고등학교 때 역사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할 걸 그랬어요.” 

 본지가 21일 주최한 ‘청와대·5대 궁궐 트레킹 행사’에서 참가자 박실씨가 창덕궁 해설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 땐 조선왕조 이름만 외우느라 급급했는데, 이렇게 설명을 들으니 창덕궁이 새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맘카페에서 본지 행사 공고를 보고, 친한 친구 두 명과 함께 오랜만에 창덕궁을 방문했다.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을 들어서면 우측에 다리가 보인다. 정문과 중문인 진선문을 잇는 금천교다. 금천교는 1411년에 만들어진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이다. 아내와 함께 창덕궁을 처음 방문했다는 권성원씨는 금천교를 거닐며 “한국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역사적인 장소에 와 보지 못했던 게 아쉽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권씨의 아내 노모씨는 “오래 걸어도 땀 나지 않는 가을에 남편과 함께 청와대와 5대 궁궐을 걸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남편의 말에 공감했다. 이어 “내년에 행사가 열린다면 자식과 함께 오고 싶다”고 얘기했다.
 
권성원씨(왼쪽)와 아내 노모씨가 서울 창덕궁에서 트레킹을 즐기고 있다. [사진=박상현 기자]
 금천교를 넘어 진선문으로 들어서면 숙장문까지를 연결된 어도(御道)를 볼 수 있다. 어도는 임금의 길을 의미한다. 어도 중간에는 인정문으로 향하는 길이 하나 더 있다. 젊은 부부들과 커플들이 어도를 걷고 서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원상호·최예지 부부는 “이렇게 서울을 걸어 다닌 적이 없었는데, 이번 트레킹이 서울을 걷기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면서 “토요일 아침에 궁궐 데이트를 하게 돼 색다른 하루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훈·최현지 커플은 “평소 함께 마라톤을 즐기는데, 궁궐 트레킹은 확실히 마라톤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시 어도를 따라 인정문으로 향했다. 문의 네모난 공간에 인정전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안에 들어서니 많은 외국인 참가자가 창덕궁의 정전(正殿)인 인정전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었다. 한국에 거주하는 대만인 가정주부 샤리링씨는 “10년 전에는 직접 창덕궁에서 대만 사람들을 안내하는 일을 했었는데, 오랜만에 오니, 옛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가이드였을 땐 많이 알았는데 지금은 까먹은 게 많다”고 덧붙였다.
 
양수영씨가 본지 청와대·5대 궁궐 트레킹 팜플렛을 들고 창덕궁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상현 기자]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중국인 참가자 양수영씨는 “표지판을 보고 인정전의 역사를 알고 나니, 인정전을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양씨는 “더 많은 한국인이 이곳에 방문에 자국의 역사를 알아 가면 좋겠다”며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한자문화권의 사람들도 이곳을 찾아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온 안인해씨는 회사 동료 우소걸씨와 주청씨와 함께 인정전에 대한 느낌을 나눴다.
 안씨는 “중국과 한국의 궁궐은 색감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다”며 “중국은 빨간색과 노란색을 활용한다면, 한국 궁궐은 청색 느낌이 물씬하다”고 말했다.
 우씨는 “중국은 선이 강한 느낌인데 한국은 유하고 부드럽다”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