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커머스, 지역 활성화 기여에도 아쉬운 이유는?

2023-10-19 20:53
방송학회·미디어정책학회 세미나 공동 주최

19일 한국방송학회·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지역사회 발전과 케이블TV의 역할' 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은 발제·토론에 참가한 산학계 관계자의 모습[사진=최연두 기자]

국내 케이블TV 업계가 새 활로를 찾기 위해 지역과 연계한 실시간 커머스 방송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커머스 방송은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돼 더 주목 받는 사업 모델로 꼽힌다. 다만 사업자 입장에서 매출 등 수익성 확보는 풀어야할 과제로 남는다.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역사회 발전과 케이블TV의 역할' 주제 세미나에 참가한 산·학계 전문가들은 이 같이 주장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지역 내 인구 감소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대 등 요인으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새 먹거리로 낙점한 지역 커머스 방송은 정부 지원으로 추진력을 얻었다. 정부는 지난 2021년 6월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의 실증 특례로 지역채널 대상 커머스 방송을 2년 간 허용했다. 올해 6월에는 커머스 방송 기간을 2년 더 연장했다.

지역별 경제 효과는 컸다. 커머스 방송 매출액은 2021년 초기 9억8800만원에서 지난해 66억6900만원으로 증가했다. 지역채널 커머스로 발생한 생산 유발액은 320억5800만원으로 추정된다. 직·간접적 부가가치 유발액은 145억3097만원에 이른다.

최근 사례로 케이블TV 사업자 CMB가 올해 1월 출시한 '레인보우TV'가 꼽힌다. 레인보우TV는 기존 케이블TV와 주문형비디오(VOD)에 OTT를 결합한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여기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본인 제품·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접점을 제공하는 셈이다. 홈초이스가 운영하는 '가지' 서비스도 지역 커머스를 지원한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전 한국방송학회장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케이블TV 사업자의 커머스는) 지역 소상공인을 상대로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등으로 제한된 판매 경로를 더 넓혀줬다"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크게 역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상공인이 커머스 역량을 키우도록 기여한 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LG헬로비전은 지역 차별화된 커머스를 전개하는 대표 사업자다. 전라도 해남군과 협력한 김치 사업에서 로컬 브랜딩 작업·마케팅 활동을 중점적으로 도왔다. 이를 통해 소금·배추 등 김치의 원재료에 부가가치가 더해져 공장 매출 향상을 도왔다는 설명이다.

세미나 토론 패널로 참여한 임성원 LG헬로비전 홍보·대외협력센터 상무는 "김치 유통 활로를 열어주고 브랜딩과 마케팅 활동을 지원했다"면서 "공장 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도 얻어 지역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케이블TV 사업자가 커머스로 대규모 수익성을 확보하는 건 어려운 상황. 정부가 커머스 운영 시 시간·상품에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하루 총 3시간 내 3회 이내여야 하며 주 시청 시간대에는 방송이 불가하다. 방송 상품도 연 매출 4억원 이하 소상공인과 지역 상품만 판매할 수 있다.

규제 개선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해외 OTT 사업자를 제대로 규제할 수 없다면 전통 사업자가 규제받지 않도록 해주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케이블TV를 보유한 LG헬로비전·SK브로드밴드·HCN·딜라이브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투자오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지방에서 성공적인 MSO의 지방 채널이 나오지 않는 이상 계속 같은 메아리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SO가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규제 풀어야 한다"며 "해당 업체가 투자함으로써 지역에서 채널 강자로 등극하기가 쉽다"고 했다. 케이블TV가 뉴스를 제작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