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단순한 전시회 아닌 방산 마켓" 비즈니스 상담액 30조 이상 전망

2023-10-17 20:30
34개국 550개사… 30만명 찾을 듯
현대 대드론통합 방어체계 '장사진'
한화 통합부스엔 우주 기술 총망라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왼쪽)이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혜란‧김정훈 기자]

"중동의 큰손들은 전시회에서 이벤트(구매 계약)를 선호합니다. 국내 기업들이 아덱스(ADEX)에 피, 땀, 눈물을 쏟는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의 항공우주·방산 분야를 이끌어 갈 선두 주자들이 17일 '2023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를 위해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모였다. 현장에서 중동의 한 바이어와 구매 상담을 마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ADEX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닌 일종의 방산 마켓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는 올해 비즈니스 상담액이 250억 달러(약 31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상황 속에 열렸던 2021년에 비해 현장은 관람객들과 기업들의 열기로 활기가 흘러넘쳤다. 추산 관람객은 30만명에 이를 정도다. 지난해 폴란드 무기 수출 등 대형 계약을 연달아 체결하면서 국내 방위산업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34개국 550개 업체가 참가한다. 또 호주·말레이시아·이라크 등의 국방장관(9명)과 공군참모총장(14명), 획득청장 등 총 56개국 99명의 고위급 인사들이 행사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올해 서울 ADEX 행사 부스는 총 2320개로 지난 2021년 1814개(28개국 440개사)보다 늘었다. 실내 전시관과 야외 전시장 규모도 2년 전보다 각각 24.6%, 17.0% 커졌다.

이번 서울 아덱스에서 특히 주목받은 분야는 '항공우주'와 '방산'이다. A,B,C,D,E로 구성된 실내전시장 입구에 부스를 마련한 기업들은 모두 관련 사업을 소개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특히 한화그룹은 이번 서울 ADEX에서 대기권 밖에서 관측·통신할 수 있는 인공위성 3종과 지상 공격을 감지할 수 있는 레이더 3종을 공개했다.

이번 ADEX의 야심작으로 불렸던 대드론통합 방어체계(ADS)는 단숨에 현장에서 기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신감 있게 새 기술을 소개했고, 관람객들은 물론이고 일부 기자들도 잠시 취재를 멈추고 탄성을 자아냈다. 싱가포르 공군인 로 뤠이 창은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첨단 공중전이 되면서 군에서 드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140㎡로 역대 최대 규모의 통합부스를 꾸린 한화그룹(㈜한화·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디펜스)은 전시관 중앙에 대규모 스페이스 허브 존을 구성했다. 부스의 규모가 컸던 만큼 발사체부터 광학‧통신 위성, 위성 추진계 등 우주 기술을 총망라해 소개했다. 한국 최초의 독자 우주발사체인 '누리호'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한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호'의 추력기를 전시했다.

더 안쪽으로 들어서자, 자주포 K9, 잠수함 장보고함 배치 3등 실전에 배치된 무기체계와 함께 호주의 차세대 전투보병장갑차 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레드백을 마주할 수 있었다. 한화 관계자는 "장보고함 같은 경우는 디젤잠수함 중에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최초 모델"이라며 "최장시간 작전수행 능력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우주산업 외에도 실내전시관에서는 수소 연료 대형 드론, 유무인 복합체계 장비, 가상현실(VR) 훈련체계, 소형 레이저 무기, 다목적 무인차량 등 미래 신기술 관련 제품들을 살필 수 있었다. 

특히 기아는 '수소연료전지 군용 드론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외에도 △수소연료전지 멀티콥터 드론 △EV9 밀리터리 콘셉트카 △중형 샤시 등을 함께 선보였다. '수소연료전지 멀티콥터 드론'은 배터리만을 기반으로 한 일반적인 UAM 기체와 달리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를 동시에 이용함으로써 먼 거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위아의 차량 탑재용 드론 시스템 [사진=김혜란‧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