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본부장 "VEU로 반도체 불확실성 줄어... 美와 공급망 협력 지속"

2023-10-17 11:05
미국 인센티브 받은 우리 기업, 중국 내 공장 투자도 가능
산업부, 대통령실과 함께 모든 채널 동원해 미국과 협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하고, 우리 기업 경영 가시성 제고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7일 미국의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정을 "협의 채널을 총동원하고 기업과 긴밀하게 소통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8월 미국 반도체과학법(CHIPS Act)이 발효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이 커졌다. 해당 법에 따라 투자 등 인센티브 수혜기업은 중국 등 우려 대상국에서 설비 확장이나 기술 협력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를 어기면 미국 정부는 인센티브 전액을 회수한다.

중국 내 공장을 갖춘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은 경영과 투자 불확실성을 우려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13일 연방관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VEU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게재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VEU 방식은 미국이 중국 내 신뢰할 만한 기업을 지정하고, 해당 기업과 협의해 지정 품목에 대한 별도 허가나 유효기간 없이 수출을 승인하는 형태다. 이번 VEU 지정을 통해 우리 기업은 투자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중국 내 운영 중인 생산 설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부분적 확장이나 기술 강화도 할 수 있다. 설비확장 제한 범위에선 '장비'도 제외해 일상적인 수준의 장비 교체도 가능하다.

산업부 측은 이러한 성과에 대해 대통령실과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은 그간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 등 수차례 만나 반도체 공급망과 수출통제 관련 의지를 지속 확인했다 산업부도 미국과 공급망·산업대화(SCCD) 등을 포함해 장관급 2회, 차관·실장급 5회, 국장급 7회 등 다수의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향후 안 본부장은 업계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간다. 또한 미국 정부와 협력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우리 기업의 투자·경영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산업부는 지난 14일 아랍에미리트(UAE)와 타결한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대해서도 아랍권 국가와 최초로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주변 중동 국가로 FTA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CEPA 협상을 통해 현재 3%인 원유 수입관세를 향후 10년에 걸쳐 철폐한다.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기름값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안정적 원유 공급원을 확보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자동차 부품, 무기류, 가전제품 등 관세 철폐를 확보했으며, 온라인 게임과 의료 시장을 개방해 진출 기반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