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또 90달러 돌파…중동 긴장에 금, 달러 등 안전자산 주목
2023-10-16 15:00
"분쟁 확산 시 배럴당 100달러로 껑충" 관측
아시아 증시 줄줄이 하락
달러, 금 등 안전자산 선호 커지나
아시아 증시 줄줄이 하락
달러, 금 등 안전자산 선호 커지나
글로벌 금융시장이 중동 긴장을 주시하면서 달러, 금 등 안전자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주 각각 7.5%, 5.9% 상승한 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오후 1시 50분(한국시간) 기준으로 각각 0.06%, 0.07% 소폭 오르며 강보합세다. 이에 브렌트유는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분쟁이 확대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쿠카와 히로유키 닛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상 침공이 일어나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긴장이 국제 유가 상승을 부추긴다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코노믹 아웃룩 그룹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버나드 바우몰은 최악의 시나리오하에서 여러 나라의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은 예외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분쟁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은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지정학적 긴장이 미국 경제를 흔들진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스라엘 통화 셰켈은 이날 아시아 외환 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3.99셰켈을 찍으며, 8년 만에 최저 가치를 기록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크레셋캐피털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원유 생산이나 운송이 갑자기 중단된다면 경제와 시장 모두에 문제를 촉발할 것”이라며 에너지주, 금 등 원자재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이날 일본 니케이225(-1.99%), 한국 코스피(1.10%), 홍콩 항셍(0.64%) 등 아시아 각국 증시는 줄줄이 하락세다.
시장은 이번 주로 예정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과 어닝시즌을 주시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에 나설 가능성은 92.9%로 일주일 전(72.9%)과 비교해서 크게 올랐다. 다만,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과 인상 가능성은 각각 66.6%, 31.4%로 연내 금리 인상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오는 20일 새벽 1시(한국시간)부터 시작되는 파월 의장의 연설을 통해서 향후 통화정책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인베스코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데이비드 차오는 “(이·팔 전쟁이) 주요국들의 성장 궤도를 바꾸거나 연준을 더 매파적으로 만들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높아진 위험 인식을 고려할 때 연준이 앞으로 긴축하려는 경향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반면, 조이스 창 JP모건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는 “고금리 장기화는 신흥 시장의 어려움을 장기화할 수 있다”며 중동 분쟁 확대로 유가가 급등하면 각국 중앙은행들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은 좌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