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檢, 이재명 '백현동 특혜 의혹' 먼저 기소…대장동 재판과 병합 땐 사법리스크↑

2023-10-12 11:5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사건의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27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보름 만이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대장동·위례 사건과 병합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 특혜 사건의 정식 재판이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 법원이 두 사건을 병합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그의 '재판 리스크'도 더욱 커지게 됐다.
 
백현동 사건, 대장동·위례 특혜와 유사…檢, 병합 신청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김용식 부장검사)는 이날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4년 4월∼2018년 3월 분당구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줘 1356억원의 이익을 올리게 하고, 사업에 배제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백현동 사건을 ‘권력형 지역토착비리 사건’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가 자신의 성남시장 선거를 지원해 준 ‘선거 브로커’ 김인섭씨의 청탁에 따라 각종 인허가권을 행사해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로비 대가로 정 회장으로부터 77억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 특혜 사건을 지난 3월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은 6개월가량 준비절차를 거쳐 지난 6일 첫 재판이 열려 진행 중이다. 

백현동 사건과 대장동·위례 사건 모두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발생한 범행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범행 구조도 개발업자와 브로커에게 개발이익을 몰아주는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유사하고, 피고인들도 동일하다. 이에 검찰은 대장동·위례 특혜 사건과 함께 1심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백현동 특혜 사건을 먼저 기소하기로 했다.

검찰은 백현동 특혜 사건을 먼저 기소한 취지에 따라, 이 대표를 기소하면서 대장동·위례 사건과 병합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대표의 백현동 사건을 대장동·위례 특혜 사건을 심리 중인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두 사건을 병합 심리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병합 땐 배임혐의만 5000억 넘어…이재명, 법원 출석 부담↑
법조계는 병합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병합이 받아들여지면 배임 혐의액만 5000억원이 넘어 이 대표의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발언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지난해 9월 기소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격주 금요일 재판받고 있다. 대장동·위례 사건 재판을 막 시작한 형사합의33부도 주 1회 재판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의 병합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당장 이 대표가 출석해야 하는 재판 수가 늘어나지는 않더라도, '대형 재판'이 되면서 재판부가 적시 심리를 위해 재판 빈도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 병합되지 않더라도 이 대표가 동시에 3개 재판부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한 주에 3~4회씩 법원에 출석해야 할 수 있다.

한편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됐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위증교사 혐의는 보강 수사 후 처리할 예정이다. 특히 위증교사 혐의의 경우 법원 영장심사 단계에서 혐의가 소명된다는 판단을 받아낸 만큼 조만간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송금 의혹은 현재 쌍방울그룹의 쪼개기 후원 의혹, 횡령·배임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으로 다시 돌려보낼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