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없는 선거법 재판, '백현동 허위발언' 심리 돌입…변호인 "검찰이 발언 짜깁기"

2023-10-27 19:20
李, 2021년 국감서 "국토부 협박받아 백현동 용도 변경"
檢, '허위 발언' 판단..."성남시 공무원들 금시초문"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출석한 상태로 진행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이 대표 측이 "검찰이 일부 문구를 선별적으로 선택해 허위사실 문장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관련 허위 발언 혐의에 대한 심리를 마무리하고,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허위 발언 혐의에 대한 심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검찰이 허위라고 판단한 이 대표의 발언은 두 가지다. 이 대표가 2021년 12월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방송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시절 몰랐다고 한 발언과, 같은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성남시가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한 것이 민간업자를 위한 특혜 차원이 아니었냐는 지적에 '국토부의 용도 변경 요청·협박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답한 발언이다. 

구체적으로 "국토교통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며 "용도변경을 해 수천억원의 수익을 취득하는 것은 성남시에서 수용할 수 없으므로 성남시가 일정 수익을 확보하고 업무시설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이 대표의 발언이 허위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당시 공문, 담당 공무원 등 관련자 조사 결과 당시 성남시가 국토부로부터 4단계 종상향 용도변경 요청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으며, 성남시의 자체 판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전체 맥락을 도외시하고 피고인의 발언을 여기저기 잘라내 이어 붙여 짜깁기해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구성돼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직무유기·협박 발언도 주체와 객체가 표시돼 있지 않고 언제 행위인지, 정황인지 소문인지 등에 대한 표현인지가 불분명하다"며 "당시 실제로 있었던 정부의 압박을 피고인의 기억에 의해 표현한 것으로 허위사실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은 "당시 발언은 대선 후보자 지위에서 당선될 목적으로 답한 것이 아니라 피감기관 기관장으로서 의원들 질의에 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백현동과 관련한 (이 대표의) 기억은 오래된 과거이기에 착오가 있을 수 있다. 기억의 불명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참석을 사유로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형사재판은 피고인 출석이 원칙이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은 예외를 두고 있다. 이 대표의 향후 출석 여부에 대해 변호인은 "다른 일정이 없으면 출석할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0일 공판에서 서증조사를 한 후 24일부터 성남시 공무원 등에 대한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돌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