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의 그늘] 韓 증시 상승률은 G20 중 꼴찌…개인·기업 부채가 발목잡았다

2023-10-12 06:35

[자료=인베스팅닷컴]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G20 국가 중 고금리·강달러·고유가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주 원인으로 개인과 기업의 '빚'을 지목하고 있다. 빚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어 대외 경제 여건 변화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와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개월간 코스피는 5.79%, 코스닥은 12.88% 하락했다. G20 중에서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이날 1.98%, 코스닥은 2.78% 오르면서 각각 2450선, 810선을 회복했지만 해외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건 안전자산의 강세 때문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값이 오르면서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4.8%를 돌파했다.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의 최고점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 4일 장 중 107.35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금리·강달러·고유가' 3고(高)환경 속에서 국내 증시의 수익률이 G20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건 기업 실적과 건전성에 대한 우려, 시장 내부의 수급 부담이 더해진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이자 상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대출을 늘린 데다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외화로 빌린 자금도 적지 않아 환율 상승 불안감을 안고 있다.

수급 역시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올해 신용공여잔고는 증가세가 가팔랐는데 최근엔 규모가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6일 대비 이달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잔고는 4.30% 감소했고, 코스닥시장 신용잔고는 7.68% 줄었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반대매매가 일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지난 10일 해외 증시와 코스피지수와 달리 코스닥지수의 낙폭이 2.62%로 더 컸던 점에서 드러나고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고금리, 고유가와 같은 거시 요인 외에 내부적 수급요인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신용잔고는 과거 평균 수준 가까이 돌아가고 있지만 가격조정 자체가 또다시 손절매성 매도를 야기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