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한전 사장 "추가 자구안 2~3주내 발표…적정수준 요금인상 절실"

2023-10-04 15:00

김동철 한전 사장[사진=연합뉴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4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추가 자구계획을 2~3주 내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4분기 전기요금과 관련해서는 "적정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날 세종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전의 추가 자구계획과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 등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한전 출범 이후 첫 정치인 출신 CEO인 김 사장은 국제 에너지 가격에 따라 올해 추가적으로 kWh(킬로와트시)당 25.9원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2021년 국제연료 가격에 따라 전기요금을 책정하는 연료비 연동제 시행 이후 올해 45.3원 정도의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올 들어 오른 요금이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할 경우 오히려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요금이 적정하지 않으면 에너지 과소비가 일어나 더 많은 에너지를 수입하게 돼 국제수지에 부담주고 그것도 물가에 압박을 주게 된다"며 "한전의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한) 한전채 발행도 사채 시장을 교란시켜 채권금리 인상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전의 재무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너지공대에 대한 지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사장은 "(한전이 에너지 공대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은 에너지공대법에도 규정됐지만 그것은 한전이 정상적인 상황일 때 이야기"라며 "학사일정과 연구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지원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5월까지 발표한 25조7000억원(한전 18.1조원+그룹사 7.6조원) 규모의 재무개선 계획 이후 추가 자구안 발표에 대해서는 2~3주 내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자구안 규모에 대해 김 사장은 "금액으로 환산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조직을 축소하거나 인력을 효율화하는 등 금액으로 당장 환산이 안되는 것도 있다"며 "다만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한전은 4분기 전기요금과 관련해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를 제외한 연료비 조정단가만을 발표했다. 4분기 전기요금의 인상의 핵심이 될 전력량요금은 한전의 추가 자구안 발표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 발표했던 한전의 자구안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에 대해 김 사장은 "자구안이란 것이 아무리 짜내고 짜내도 부채 규모에 비해 작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회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구 노력을 계속해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직원들의 급여를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급여나 인력규모 축소 등은 노조와의 대화가 중요하다"며 "한전의 연봉수준이 과거 90년대까지 시가총액 2위했을 때와 비교하면 그동안 임금인상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