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원인불명'으로 인한 사망 4만4000명…25년 만에 최다

2023-10-01 10:06
코로나19·심장질환 사망자보다 많아…절반은 '노쇠' 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숨진 사망자가 4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 불명 사망은 꾸준히 감소해 오던 중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빨라지고 있는 고령화 추세에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원인불명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16.4% 늘어난 4만403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97년 4만4100명 이후 25년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원인불명 사망은 세계보건기구(WTO) 사인분류 지침에 따라 '달리 분류되지 않은 증상, 징후와 임상 및 검사의 이상 소견' 항목으로 분류된다. 식별분류 코드로는 알파벳 'R'이 부여되는데, 이에 따라 흔히 'R코드' 사망으로도 불린다.
 
1990년대 4만명을 웃돌던 원인불명 사망은 2000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어 지난 2014년 2만3800명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는데, 2020년부터는 3년 연속 10% 이상 늘어나면서 지난해 다시 4만명을 넘겼다. 지난해 원인불명 사망자 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3만1280명)나 사망 원인 2위인 심장질환 사망자(3만3715명)보다 많다. 
 
대표적인 원인불명 사망 유형은 '노쇠'다. 지난해 노쇠에 따른 사망자는 전년대비 21.7% 늘어난 2만1485명으로 전체 원인불명 사망의 절반 수준으로, 고령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원인 미상의 급사'는 전년보다 10.8% 늘어난 986명, 급사 증후군으로 사망한 영아는 39명이다.
 
나머지 2만1528명은 R코드 사망 중 급사·노쇠에도 해당하지 않아 원인을 추정할 수 없어 '나머지 달리 분류되지 않은 증상·징후' 사망으로 집계됐다. 노쇠·급사 외 원인불명 사망은 1992년(2만8162명) 이후 30년 만에 다시 2만명을 넘겼다.
 
통계청 관계자는 "원인불명 사망은 사망자가 증가와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최근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이에 따른 사망자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