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금융사기 기승…저축은행 '예방' 총력전

2023-09-30 08: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김구경(33) 씨는 해외여행 중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비행기에 탑승해 있는 동안 자신이 부모님에게 전화해 지갑을 잃어버렸으니 보내준 계좌번호로 여행 경비와 집으로 되돌아갈 여비를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가족들이 계좌로 송금하기 전에 연락이 닿아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스미싱 범죄자들이 자신을 연기하며 당당히 금액을 요구한 통화 음성까지 들어보니 금융범죄가 나날이 지능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금융범죄가 더욱 지능화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 5년 간(2018~2022년) 조사한 사칭 유형별 스미싱 탐지현황 자료에 따르면 스미싱 관련 문자는 총 179만7667건으로 집계됐다. 사칭 범위는 기존 공공기관, 카드결제 등에서 가족까지 넓어졌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명절 특수를 노린 금융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JT저축은행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추석 연휴 기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스미싱 문자 등의 수법과 고객 주의를 안내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출처가 불분명한 앱, 가짜 앱, 변조된 앱을 차단하는 보이스피싱 앱 탐지 솔루션인 ‘페이크파인더’를 도입해 비대면 거래의 보안을 강화했다.
 
스마트폰 내 악성 앱 탐지 기술로 불법 설치된 앱도 원천 차단한다. 만약 불법 설치된 앱이 있다면 실행 중단과 함께 고객에게 즉시 이의 사실을 안내해 삭제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JT친애저축은행은 금융감독원 AI 아나운서가 전하는 금융사기 관련 소비자 경보 동영상을 메인 화면에 공지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금융사고 발생 시 본인 일괄 지급정지 서비스를 통해 자산을 보호하고 있다. 이는 본인 명의로 개설된 금융계좌의 조회 및 지급정지를 신청하는 서비스다. 계좌의 돈이 오픈뱅킹 서비스 등을 통해 한 번에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SBI저축은행은 신분증 촬영 인식 및 사본 판별 솔루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송금 계좌 명의자와 휴대전화 명의자의 동일 여부를 검증하고 문자인증코드를 통해 수취인 거래 의사를 확인하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비대면 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이상 거래를 탐지 및 차단하는 이상금융거래차단시스템(FDS) 고도화도 진행했다.
 
만약 연휴 기간 저축은행 관련 금융사기 피해를 봤거나 의심이 든다면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운영하는 금융사기 신고 야간 콜센터를 통해 24시간 내내 신고할 수 있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는 금감원과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79개 저축은행 보이스피싱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법정 임시공휴일이 확정되면서 휴일이 늘어난 연휴 동안 여행을 가거나 고향 방문 등을 노린 금융범죄가 더 치밀해지고 지능화되면서 고객들의 면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며 “저축은행 고객들이 안전한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금융사기 신고 콜센터 운영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통해 사고를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9월 한 달 동안 금융권과 공동으로 피해 예방 목적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메신저 피싱 등 보이스피싱 사례를 실제 상황처럼 체험하는 방식의 콘텐츠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가 하면, 서울시청 앞 광장에 보이스피싱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피해 예방 방법 등을 안내하는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