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노조, 38개 부품 센터로 파업 확대…내주 바이든 방문

2023-09-23 10:55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임금 인상을 촉구하며 미국 '빅3 자동차업체(포드, GM, 스텔란티스)'에서 동시 파업을 진행 중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파업 규모를 확대키로 했다. 다만 협상에 진전을 보이고 있는 포드는 파업 확대 대상에서 제외됐다.

22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UAW의 숀 페인 위원장은 파업 사업장을 현재 3개 공장에서, 미국 내 9개주의 GM과 스텔란티스의 부품 공급 센터 38곳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 확대는 22일 정오부터 시작됐다.

앞서 지난주 페인 위원장은 22일 정오까지 노사 협상에 중대한 진전이 없으면 파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UAW는 빅3 업체에서 각각 1개씩, 총 3개의 공장에서 파업을 진행해온 가운데 UAW의 빅3 업체 소속 근로자 14만6000명 중 약 1만3000명이 동참해왔다.

UAW는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향후 4년간 최대 40% 수준의 임금 인상을 주장하면서 14일부터 피켓 시위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은 경영진의 임금이 급속도로 오른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반면 사측은 비용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최대 20% 수준의 인상안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페인 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를 통해 "UAW 일자리가 충분한 보수를 받으면서 미국 자동차 제조업이 계속 번영할 수 있도록 하는 윈-윈 협약을 맺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도 파업 현장을 방문하고, UAW의 피켓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6일 파업 현장을 둘러보겠다고 약속했다. '노조 친화적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X를 통해 "화요일 미시간에 가서 피켓 시위 현장에 참여하고, 가치 창출 기여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위해 싸우고 있는 UAW의 근로자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차기 대선 후보가 유력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보다 하루 앞서 미시간주를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 역시 내년 재선을 의식한 행보라는 관측이다.

역사학자이자 대통령학자인 제레미 수리 텍사스대 교수는 "대통령이 파업 근로자들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노동 친화적 행보를 보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조차 파업 현장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방문은 바이든이 친기업 혹은 중립적 성향보다는 친 파업 근로자들 성향을 확인시켜 준다는 점에서 매우매우 중대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UAW가 파업 사업장을 여타 공장 대신 부품 공급 센터로 확대함에 따라 GM과 스텔란티스는 고객들의 자동차 수리 및 점검 작업에 난항을 겪게 될 것이고, 이는 UAW가 사측에 대한 여론 압박과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반면 사측은 "우리는 UAW 지도부가 적절한 시기에 합의에 도달하는 것에 관심을 가졌는지조차 의문이다"라며 "그들은 현재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우리 근로자들의 최선의 이익과 미국 사업장의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상에 임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안건을 추구하는 데 더 관심이 있는 모습이다"라고 비판했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는 파업 상황과 관련해 "간단히 말하자면 어느 자동차업체도 (UAW가 제시한) 임금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포드가 협상에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은 GM과 스텔란티스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