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인도, 브라질, 독일, 일본 등 추가되나

2023-09-19 11:04
미국, 유엔안보리 개혁 방안 제시 예정
이사국 확대·거부권 관련 규정 손질 논의 전망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가미카와 요코 신임 일본 외무상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1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제78차 유엔총회 일반토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이 회원국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확대를 요구할 전망이다. 북·중·러 밀착과 외연을 확대하는 브릭스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유엔총회에서 미국이 유엔안보리 개혁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이 인도, 브라질, 독일,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등 5~6개의 신규 상임이사국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나라가 유엔결의안에 대해서 거부권을 가질지는 명확하지 않다.
 
현재 유엔안보리는 미국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과 선거로 뽑는 2년 임기의 10개 비상임이사국 등 총 15개국으로 구성된다.
 
존 커비 미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7일 공개된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총회에서 유엔 회원국들에 "안보리 구조를 살펴보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생각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듣게 될 것”이라며 “이제 안보리의 구조를 들여다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우리는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거부권에 대한 변화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단지 조직의 구조에 대해 논의할 때라고 생각하며, 나는 바이든 대통령, 미국이 이사국 확대를 지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유엔안보리는 최근 몇 년간 서방과 중·러 간 치열한 대립으로 인해 북한, 시리아 관련 문제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잇달아 발사하고 있으나,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인해 대북 제재 강화가 번번이 막히고 있는 점이 단적인 사례다. 유엔헌장에 반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유엔 차원에서 별다른 제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안보리 이사국 확대와 함께 5대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나라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의결할 수 없는 안보리 규정을 수정해야 한다는 비판이 줄곧 제기됐다. 더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정상회담을 열고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뒤흔들려는 정황은 안보리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외연 확장에 나선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협의체)도 서방에는 부담이다. 브릭스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등 총 6개국의 회원국 가입을 승인했다. 특히 미국의 오랜 중동지역 동맹국인 사우디와 UAE, 이집트를 신규 회원국으로 받아들인 점은 지정학적 긴장을 한층 고조시켰다.
 
한편, 이번 유엔총회에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4개국 국가 정상이 참석하지 않는 점은 최근 유엔의 흔들리는 권위를 보여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유엔총회에 불참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주 파리를 방문하는 찰스 3세를 맞이하기 위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특별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불참을 통보했다. 이외에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뉴욕을 방문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