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中에 기술 유출...SK하이닉스 협력사 임직원 '징역형'
2023-09-13 14:05
지난 5년간 해외 기술유출 피해액 '25조'
SK하이닉스·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의 반도체 핵심기술과 장비 도면 등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협력업체 임직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3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3일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SK하이닉스 협력업체 M사에 벌금 4억원을 선고했다. 부사장 신모씨는 징역 1년을, 연구소장 임모씨와 영업그룹장 박모씨는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M사 임직원인 이들은 국내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임씨와 박씨가 유출한 HKMG(High-K Metal Gate) 기술은 10나노급 D램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기술로 전도율이 높은 신소재를 활용하는 최신 반도체 제조공정 기술이다.
재판부는 "HKMG 반도체 관련 공정기술도 유출됐고 세메스 정보를 몰래 취득한 것 역시 공정한 경쟁질서를 위협해 상당히 죄질이 좋지 않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죄 행위 인식이 옅었던 점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개인정보보호의 감수성이나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산업스파이들이 정보를 몰래 해외로 유출하는 것과는 달리 피고인들은 회사의 업무로 생각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반도체 기술이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2020년 M사를 압수수색하고 M사 공장장 등 관련자들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이들과 공범으로 기소된 M사의 다른 임직원들과 전 세메스 직원 등은 1심에서 각 징역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이다.
한편 국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례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018~2022년 5년 동안 총 93건의 산업기술 해외 유출 사건이 적발됐고 그 피해액은 약 25조원에 달한다. 지난 6월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베껴 중국에 반도체 공장 설립하려 한 전직 삼성전자 상무가 기소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