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北-러시아, 재래무기-식량‧군사기술 '맞거래' 실현될까
2023-09-12 00: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각 국제사회의 압박에 직면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는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러시아가 포탄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지원 받는 대신 북한은 핵·미사일, 위성 등 관련 기술이나 식량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북한에 파견해 군사협력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고 있는 동방경제포럼(EEF) 계기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방부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만약 방문하게 되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기술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소련 시절부터 보면 러시아가 그렇게 호락호락 자기 기술을 어느 주변국이나 동맹국에게 준 사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양 위원은 “해킹을 해서 뺏어가거나 예전에 근무했던 인원들을 데리고 가서 기술을 뽑아내면 몰라도 러시아 정부가 직접 (군사기술을) 전달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평가했다.
북·러 간 무기 거래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등 국제사회는 대러 제재, 대북 제재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CBS방송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전략적 실패를 경험한 러시아의 자포자기 행위의 일환”이라며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이 어떤 식으로 끝날지 자명하다. (무기 거래는) 러시아와 북한을 더 고립시킬 것”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