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이 사라진다] 유니폼 사업과 중국 시장으로 눈 돌리는 교복업체들
2023-09-13 05:00
2010년 저출산 시작으로 매년 줄어드는 학생 수
학생 수 감소에 교복 시장도 덩달아 쪼그라들어
6조원 중국 교복 시장 진출·B2B 사업 타개책 모색
학생 수 감소에 교복 시장도 덩달아 쪼그라들어
6조원 중국 교복 시장 진출·B2B 사업 타개책 모색
한때 가장 인기 있는 아이돌 가수를 모델로 앞세우며 몸집을 불려 가던 교복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출산율 감소로 학생수가 줄어든데다 교복을 착용하지 않는 학교가 늘어나서다.
교복 기업들은 급격히 위축된 국내 교복 시장 대신 기업 유니폼이나 해외 단체복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2일 교복업계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36년째 감소하자 신규 시장 창출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교육부가 집계한 유치원·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2018년 631만명에서 올해 4월 기준 578만명으로 줄었다.
학생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교육부가 2015년 꺼내든 ‘학교주관 교복구매 제도’는 교복 기업들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켰다. 교복구매 주관 제도는 교복의 상한가를 정한 후 학교가 입찰 경쟁을 통해 1개의 업체를 선정한 후 일괄 구매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최저가 입찰이 도입된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정한 내년 교복 상한가(동·하복 총액)는 올해보다 6.75% 오른 33만5800원으로 결정됐다. 최근 5년간 동·하복 상한가 인상률을 보면 2019년 1.7%, 2020년 1.4%, 2021년 1.0%로 1%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동결했고, 올해는 2.0% 수준이었다.
입찰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교복업체끼리 가격담합을 하거나, 낙찰을 위해 학교에 뇌물을 제공하는 사례도 빈번히 적발되고 있다.
국내 학생복 시장이 매년 쪼그라들자, 교복업체들은 사업다각화로 신성장동력 모색에 나섰다.
업계 1위 사업자인 형지엘리트는 일찌감치 중국 등 해외 시장에 노크했고, 기업체 유니폼 사업인 ‘B2B사업’과 스포츠 유니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2016년 중국 대표 패션회사인 빠오시니아오 그룹의 계열사인 보노와 손잡고 상해엘리트를 설립하며 6조원 규모 중국 교복 시장에 진출했다. 설립 4년 만인 2020년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상해엘리트는 중국 교복 시장 매출 상위 10위권에 속해 있다.
2020년 스포츠상품화 사업에 진출한 형지엘리트는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한화이글스와 상품화사업 계약을 맺고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LG트윈스와 ‘코카-콜라’에 대한 상품화사업 계약을 체결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스쿨룩스도 최근 온라인 마켓과 유니폼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쿨룩스는 2020년 6월 학생용품을 취급하는 온라인 마켓 ‘마켓스쿨’을 론칭했다. 교복 브랜드 사이트와 쇼핑몰이 융합된 복합 온라인 채널로 패션 교복, 패션의류, 티셔츠류, 문구용품, 스타킹, 다회용 마스크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20년 동안 쌓은 학생복 노하우를 바탕으로 3년 전부터 관공서 특수복에 대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관공서 등의 유니폼을 발주 기획, 원부자재 준비, 생산 관리, 납품 등 의류 생산 전 과정을 운영 관리하고 있다.
스마트도 중국 패션 기업 ‘보스덩’과 합자회사를 설립해 중국 교복 시장 진출에 나섰다. 보스덩과 합작해 한·중 교복 브랜드 ‘싸메이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교복업체 관계자는 “학생복 시장이 줄어드는 가운데 기업 단체복과 스포츠상품화 사업 등 새로운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는 추세”라며 “특히 국내 교복 기업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