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후계자' 장융 알리바바 CEO, 경영 일선서 손 떼...주가 급락

2023-09-11 15:58
경영일선서 완전히 물러나

장융(張勇·51) 전 알리바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11월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세계인터넷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윈의 후계자'로 일컬어졌던 장융(張勇·51) 알리바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예고와 다르게 그룹 수장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클라우드 사업부 회장직까지 내려놓았다. 이에 알리바바 경영 전망에 불확실성이 드리워지며 주가도 타격을 입었다.
 
11일 차이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차이충신 부회장을 회장으로, 우융밍 전자상거래 부문 회장을 CEO로 교체하는 수뇌부 교체 작업을 전날 완료했다. 장 전 회장은 당초 알리바바그룹 회장 및 CEO직에서만 물러나고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 회장은 계속 맡을 예정이었으나 이 자리도 우 회장에게 넘기기로 했다.

이후 장 전 회장은 10억 달러 규모의 기술펀드를 맡아 알리바바의 파트너로서만 활동하게 된다. 알리바바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 매체들은 이에 대해 "장융의 시대가 끝났다"고 전했다. 
 
사측은 장 전 CEO가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에서 물러나는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차이 부회장은 전날 임직원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장융은 알리바바에 합류한 후 16년간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면서 “그에게 ‘알리바바 공로자’라는 명예 칭호를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만 밝혔다.
 
중국 정보기술(IT) 전문 싱크탱크인 하이툰의 리처둥 대표는 “장융의 사임은 개인적인 결정으로 보인다”며 장 전 회장의 사임이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규제와 국영 통신사 및 화웨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장융 재임 기간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업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성장 부진이 개인 경영자가 영향을 미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9년 알리바바의 상징 격인 광군제를 기획해 창업자 마윈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마윈의 후계자'로 인정받은 장융은 마윈 사임 후 알리바바를 이끌어왔다. 재임 기간에는 중국 기업의 지배구조 재편의 모범적 사례로 평가되는 ‘1+6+N’ 체제를 주도했다. 1+6+N 체제는 타오바오(전자상거래), 클라우드인텔리전스(AI·클라우드) 등 주요 사업영역을 6개 그룹으로, 소규모 사업은 N개 기업으로 나누고, 이를 1개 지주회사가 이끄는 구조다.
 
알리바바는 새로 임명된 CEO가 분할 계획을 계속 실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홍콩증시에서 알리바바(09988.HK)의 주가는 장 중 한때 4.3% 하락한 86.90홍콩달러까지 떨어지며 8월 23일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이에 따라 항셍지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경영진 변화는 시장을 놀라게 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그룹의 조직 개편과 사업별 계획을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진의 추가 발표에 촉각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