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40주년' 위화 작가 "더 많은 작품 쓰기 위해 노력해야죠"
2023-09-09 05:00
서울국제작가축제 참석차 방한…현재 2작품 집필 중
“지난 40년을 돌이켜보면 그다지 노력하는 작가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작품이 많지 않았죠. (중국에)돌아가면 노력을 해서 작품을 더 많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위화가 8일 서울 종로구 베스티스컴퍼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등단 40주년을 맞은 소감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위화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온 출판사 푸른숲은 서울국제작가축제 참석차 내한한 작가를 위해 서울 종로구에서 등단 4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푸른숲은 등단 40주년을 맞아 대표작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 개정판을 출간했다.
위화 작가는 “등단 40주년인지도 몰랐다. 푸른숲에서 알려줘서 알았다. 중국에선 이런 행사를 하면 ‘혹시 작가가 세상을 떴나’라고 생각할 거다. 나중에 등단 80주년을 하게 되면 그때도 한국 와서 하려고 한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1983년 단편 소설 ‘첫 번째 기숙사’를 발표하며 작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1993년 두 번째 장편소설 ‘인생’을 발표하며 중국을 넘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인생’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몰락한 지주의 기구한 인생을 통해 중국 혁명기의 잔인했던 사회적 풍파와 절망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주인공의 숭고한 희망을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2000만부 넘게 팔렸다. 이 소설은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져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 다음 발표한 ‘허삼관 매혈기’는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크나큰 사랑을 받았다. 피를 팔아서라도 가족을 부양하는 허삼관의 가난한 삶을 통해 가족 간의 지극한 사랑을 그렸다.
한국에서는 ‘허삼관 매혈기’가 25만부, ‘인생’이 10만부 팔렸다. 위화 작가는 “친한 작가 친구가 ‘한국 독자들의 소양이 높기 때문에 ‘허삼관 매혈기’를 많이 읽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코로나19에 걸린 이후로 쓰던 작품을 모두 중단할 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도 위화 작가는 현재 쓰고 있는 두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위화 작가는 “‘원청’처럼 비교적 긴 작품은 절반 정도 썼다. 코로나 이후 거의 쓰지 못했는데, 고단한 인생을 다뤘다”라며 “또 다른 작품은 비교적 짧은 작품이다. 코믹한 내용을 담았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위화 작가는 1998 그린차네 카보우르 문학상, 2002 제임스 조이스 문학상, 2004 프랑스 문화 훈장, 2005 중화도서특별공로상, 2017 이보 안드리치 문학상, 2018 보타리 라테스 그린차네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꼽히고 있는 위화 작가는 “제가 한국에서도 상 하나 못 받았는데 무슨 노벨상이에요?”라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