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쌀값 20만원" 정부 약속 지켰다…재배면적 줄며 상승세
2023-09-09 06:00
정부가 수확기 쌀 가격을 80kg 기준 20만원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올해 쌀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든 만큼 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5일자 산지 쌀값은 단순평균 기준으로 80kg에 20만688원을 나타냈다.
정부는 올 4월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재의 요구권)을 요청하며 올해 수확기 쌀값을 80kg 기준 20만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야당에서는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거나 가격이 하락할 경우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는 내용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여당과 정부는 의무 매입을 법제화할 경우 구조적인 쌀 공급과잉을 부추길 것이라면서 대통령 거부권까지 행사하며 이를 저지했다.
정부는 쌀값 부양의 의지를 보이기 위해 올 6월 공공비축분으로 매입해 민간창고 등에 보관하던 산물벼를 올 6월 전량 정부 창고로 옮겼다. 그 결과 시중 재고가 줄면서 쌀값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올해 쌀 재배면적도 크게 줄면서 수확 시 쌀 가격 상승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벼 재배면적은 70만8041㏊로 지난해보다 2.6% 줄었다. 1975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소 면적이다. 지난해 쌀 가격 폭락과 정부의 전략작물직불제,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등의 영향으로 농가의 재배 의향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신곡이 나오기 전인 이달 말까지는 쌀값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면서 "간편식 등을 포함한 쌀 수요가 최근 다시 늘고 있어 햅쌀이 나오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가격 하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