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랜딩으로 재도약 나선 쿠론, 사각 심볼 없애고 가격·디자인으로 승부

2023-09-06 15:58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 감성 재충전 '변신' 꾀한다
럭셔리 대응 프리미엄과 가성비 라인 '투트랙 전략'
작년 500억원에서 올해 550억원, 내년 600억원 목표

임세희 쿠론 브랜드매니저가 6일 서울 성동구 키르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쿠론 리브랜딩 23 F/W 간담회에서 전시 장소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토종 여성 핸드백 브랜드 '쿠론'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리브랜딩을 통해 로고는 물론 디자인 콘셉트까지 모두 바꾼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은 6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키르스튜디오에서 핸드백 브랜드 '쿠론'의 리브랜딩을 알리는 2023 F/W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2009년 석정혜 디자이너에 의해 탄생한 쿠론은 비비드한 컬러와 로고 리스(로고 없는)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쿠론의 스테디셀러인 '스테파니 백'은 영국 G7 정상회의에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들고나오면서 '영부인 백'으로 화제가 됐다.
쿠론의 2023 F/W 컬렉션 상품들. [사진=김다이 기자]
2010년 코오롱FnC에 인수된 쿠론은 10년이상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고수하며 오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해외 브랜드의 공세와 히트상품의 부재로 쿠론의 매출은 500억원 수준에서 매출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코오롱FnC는 쿠론의 재도약을 위해 올해 초부터 브랜드 정체성 재정립에 나섰다. 로고뿐만 아니라 색상, 패키지, 디자인, 매장 VMD까지 이름 빼고 모든 요소를 바꿨다.

쿠론의 심볼인 금색 사각 로고 대신 빈 사각형 로고, 실버 로고, 변형된 디자인 로고 등을 도입했다. 아예 사각 로고를 없애고 브랜드명만 보여주는 제품도 선보였다.

쿠론은 이번 시즌 컬렉션을 '뉴 클래식'과 '뉴 트렌디'로 이원화한다. 대표 제품인 '파사트 백'은 볼드한 사각장식으로 모던함을 강조했다. 비정형 라인의 '하디드 백'은 쿠론의 뉴 트렌디 컬렉션을 대표하는 상품이다.

대중화를 위해 가격도 낮췄다. 리브랜딩 후 쿠론의 가방은 20만원~30만원대가 60%를 차지한다. 지난해 F/W 시즌 제품 가격의 46% 수준이다.
 
임세희 쿠론 브랜드매니저(왼쪽)와 구재회 코오롱FnC ACC 사업부 상무가 리브랜딩한 쿠론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임세희 쿠론 브랜드매니저는 "기존 쿠론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고객들을 위해 사각 심볼을 활용한 헤리티지 라인을 가져가는 동시에 2534세대 고객을 겨냥한 다양한 디자인의 상품들을 보여줄 것"이라며 "리브랜딩을 통해 쿠론이 쌓아온 제품력과 DNA를 더해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W컨셉과 무신사, 29CM  등 패션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판매도 강화한다. 아시아 등 해외 사업 진출도 논의 중이다. 쿠론의 지난해 매출은 500억원이며, 올해 550억원, 내년 6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구재회 코오롱FnC ACC 사업부 상무는 "기존 백화점 중심 내셔널 핸드백 브랜드들이 백화점에서 매장 규모가 축소되는 등 설 자리를 잃으며 현재 힘든 시기를 걷고 있다"며 "쿠론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브랜딩을 단행하게 됐으며, 쿠론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의 디자이너 감성과 유니크한 디자인을 다시 한번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럭셔리 브랜드 대응을 위한 고가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라인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