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청구 실손보험금 연평균 2700억원…"청구 간소화 시행 시급"

2023-09-06 07:36
윤창현 의원, 올해 미지급 보험금 3211억원 추산
'실손 청구 간소화'법 법사위 계류 중

[사진=연합뉴스]

보험 소비자들이 청구상 불편 등으로 청구하지 않은 실손 보험금이 연평균 약 27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신속한 입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공단과 보험사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청구되지 않은 실손 보험금이 각각 2559억원, 2512억원으로 추산됐다.

윤 의원실은 "보장 대상 본인 부담 의료비에 실손 가입자 의료비 점유율과 실손 보장비율, 공제금액 미만 차감 후 비중 등을 곱하고 실제 지급된 보험금을 빼 계산했다"며 "보험사 실손보험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21년에는 보험금이 12조4600억원, 2022년에는 12조8900억원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 지급된 보험료를 기초로 올해 지급되는 보험금은 13조3500억원, 미지급 보험금은 3211억원 규모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실손보험금이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2760억원 지급되지 않은 셈이다.

윤 의원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병원과 보험사 간 정보 공유를 통해 실손보험금 자동 지급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며 "보험고객 불편 해소, 연간 3000억원 규모 잠자는 보험금 지급까지 기대되는 만큼 신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이 담겼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요청하면 병·의원이 전문 중계기관에 위탁해 보험금 청구 서류를 보험사로 전송하자는 내용이다. 현재는 종이 문서 기반으로 관련 청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가 병원에서 보험금 청구 서류를 떼고 해당 자료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후 보험사에 청구하면 보험사는 해당 내용을 수작업으로 전산 입력해야 한다. 실손 가입자는 서류를 발급받고 제출하는 과정 등 청구가 번거로워 일부 금액을 청구하지 않는 사례도 많다.

해당 법안은 지난 6월 14년 만에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었으나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다만 이 같은 불편함에도 해당 법안은 그간 의료계 등 반대에 부딪쳐 통과되지 못했다. 의료계는 병원이 전송 과정에서 환자 개인정보 유출 리스크를 안게 되는데 의료기관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중계기관이 실손보험 데이터를 들여다보거나 건강보험 대상이 아닌 비급여 의료행위까지 심사할 가능성을 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제도 개선을 권고한 후 유사 법안이 수차례 발의됐으나 번번이 무산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