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전 대표들 적자 사업 정리 나설까?...회사 긴장감 'UP'
2023-09-06 04:30
전임 대표들 추진한 적자 사업 정리 가능성 제기
'KT 르완다' 누적 적자 2830억원...르완다 정부가 일방적 계약 파기
AI 물류 사업도 적자 이어져...러시아·베트남 법인도 주시
'KT 르완다' 누적 적자 2830억원...르완다 정부가 일방적 계약 파기
AI 물류 사업도 적자 이어져...러시아·베트남 법인도 주시
6일 KT 2023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T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한 곳은 283억원의 적자를 낸 'KT 르완다'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물류사업을 전개하는 '롤랩'도 상반기 68억원의 적자를 냈다.
KT 르완다는 지난 2013년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아프리카 르완다 정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1500억원을 투자해 세운 해외 통신사업 법인이다. KT가 지분 51%, 르완다 정부가 지분 49%를 쥐고 있다. 당시 KT는 르완다 전 국토에 LTE망을 까는 조건으로 2038년까지 독점적인 LTE 사업권을 받았다. 지속적인 투자로 2018년 전 국토의 95%를 서비스 범위로 하는 전국망을 완성했다.
하지만 법인 설립 이후 매년 100억~3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KT의 대표적으로 아픈 손가락이 됐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에만 283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적자 폭이 한층 더 커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KT 르완다의 누적 순손실은 2830억원, 부채 규모는 2902억원으로 회사 자산의 두 배가 넘는 수치가 누적됐다.
올해 적자 폭이 커진 이유로는 르완다 정부가 KT와 협약을 깨고 독점 사업권을 회수한 것이 꼽힌다. 르완다투데이에 따르면 르완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KT 르완다와 독점 사업권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파울라 잉가비레 르완다 정보통신기술혁신부 장관은 "KT와 기존 LTE 도매 독점권을 취소하는 것이 (르완다의) 새로운 광대역 정책 및 국가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KT는 르완다 지역에서 대규모 투자에 따른 결실을 채 거두기도 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 이동통신사와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
AI를 활용한 디지털 물류 기업인 롤랩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 적자를 이어갔다. KT는 구현모 전 KT 대표 재임 시절인 2021년 주총에서 '화물운송업 및 화물운송주선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관련 사업을 담당할 롤랩 법인을 설립하는 등 미들마일(중간운송) 사업에 야심차게 진출했다. 하지만 관련 매출 급증에도 불구하고 물류 사업 경쟁 심화로 영업 손실이 확대되는 것을 피하지 못했다.
구 전 대표가 추진한 러시아·베트남 사업도 위험권이다. 적자는 크지 않지만 사업 성장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이 사내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KT 러시아 법인(KT RUS)은 상반기 3억8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앞서 KT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 지난 4월 설립 11개월 차인 러시아 데이터센터 사업 법인을 정리하기도 했다. KT 베트남 사업법인인 KT 베트남 DX는 상반기 약 1억원, KT 헬스케어 베트남은 1억3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에선 김 대표의 판단에 따라 이들 적자 법인의 사업 중단과 청산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올해 2분기에만 연결 기준 매출 6조5475억원, 영업이익 5761억원을 낸 KT의 건전한 재무구조를 볼 때 큰 부담은 아니지만, 김 대표가 성장 가능성이 작다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LG CNS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거액을 투자해 추진한 은행 ATM 사업부를 과감하게 정리한 바 있다. 대신 핵심 사업인 IT 서비스(SI)와 디지털 전환(DX)에 집중함으로써 매출·영업이익 성장 등 회사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