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전문가, 홍콩과기대 교수 됐다...초거대 AI 산학협력 활발

2023-09-03 15:00
하정우 센터장 교수 부임...아태 지역 AI 인재 확보 기대
제프리 힌튼, 얀 르쿤 등 학계 AI 최고전문가도 구글, 페이스북 재직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사진=네이버]
미국·캐나다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기업 인공지능(AI) 전문가가 대학 교수를 겸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기업에 대량 축적된 AI·데이터 개발 지식을 학부·대학원생들에게 최대한 빨리 전달하기 위함이다.

3일 AI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버X' 핵심 개발자인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지난 1일 자로 홍콩과기대학(HKUST) 데이터 과학·분석 겸임교수로 임명됐다. 하 센터장은 "세계적 명문인 HKUST와 협력을 통해 네이버 AI 연구가 글로벌로 더 뻗어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달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국 교육평가기관 QS 2024년 전 세계 대학교 순위 60위의 명문인 HKUST는 산학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 세계 AI 전문가를 교수로 영입하고 있다. 하 센터장의 영입은 미국 외 국가에서 처음으로 초거대 AI를 일반인에게 공개한 네이버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하 센터장의 교수 부임은 네이버의 아태 지역 인재 영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AI 개발자 확보를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국내 AI 업계 권위자 가운데 한 명인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도 HKUST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네이버 AI 연구조직인 클로바 사내별도법인(CIC)을 이끌다가 2020년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를 창업했다. 이번 하 센터장의 HKUST 교수 부임에도 김 대표가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AI 전문가가 기업과 학계 양측에서 함께 활약하는 것은 미국·캐나다 등 AI 선진국에선 일상화된 모습이다. AI 핵심 기술인 딥러닝(심층학습)을 최초로 고안한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는 시각지능(컴퓨터 비전) 스타트업인 'DNN리서치'를 창업한 후 2013년 구글에 매각, 이후 구글의 핵심 AI 임원으로 활동하다가 최근 퇴직했다. CNN(인공신경망) 연구를 진행해 현대 AI 산업의 기초를 닦은 얀 르쿤 뉴욕대 교수는 지금도 메타(페이스북) AI 개발 총책임자로서 초거대 AI '라마(LLAMA)' 관련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다.

다만 국내 AI 업계에선 이러한 유기적인 산학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학교수의 겸직을 제한하는 낡은 학칙과 AI 전문가의 높은 인건비를 감당치 못하는 투자 부족 등이 이유로 꼽힌다. 다만 최근 서울대·KAIST를 중심으로 구글 등 빅테크와 국내 AI 전문가를 겸임 교수로 영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