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숨고르기?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상승거래 비중 감소

2023-09-03 11:20
2분기 65%→7∼8월 55%…서울은 72%→62%로 10%p 감소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하반기 들어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직전 거래가 대비 상승 거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급매물 소진 이후 아파트 가격의 추가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부동산R114와 연합뉴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신고된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분기(4~6월)와 7~8월에 동일 아파트, 동일 면적에서 1건 이상 거래가 체결된 8700건 중에서 2분기 대비 7~8월 거래가가 오른 상승 거래는 전체의 55%(4764건)로 집계됐다. 

동일조건 아래 1분기 대비 2분기 상승 거래 비중이 65%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0%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인기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고 실거래가가 크게 오르면서 하반기 접어들어 상승거래가 다소 주춤해진 것이다. 

반면 7~8월 하락 거래는 39%로, 2분기 30%에 비해 약 9%p 증가했다. 보합 거래는 2분기 5%에서 7~8월 6%로 늘었다. 

서울의 경우 상승 거래 비중이 2분기 72%에서 7~8월 62%로 감소했다. 7~8월 하락 거래는 32%를 기록하며 2분기(24%)보다 증가했다. 구별로 2분기에 상승 거래 비중이 84.9%에 달했던 강동구는 7~8월 상승 거래 비중이 61.8%로 23.1%p 급감했다. 송파구도 7~8월 66.7%로 2분기(88.1%)에 비해 21.5%p 감소했다. 

상승 거래가 2분기에 비해 늘어난 구도 있었다. 강북구의 경우 7~8월 상승 거래 비중이 69.0%로 2분기(58.8%)에 비해 10%p 넘게 늘었다. 은평구도 2분기 67.1%에서 69.3%로 2.2%p 증가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상반기에 가격 회복속도가 가팔랐던 곳은 매수자들이 오른 가격을 부담스러워하면서 하반기 들어 상승 거래가 줄어든 반면, 상반기에 상승 거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곳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실거래가가 오른 곳이 늘었다"고 말했다. 

경기와 인천도 3분기 들어 전체적으로 상승 거래가 줄었다. 경기도의 상승거래는 2분기 64%에서 7~8월 54%로 감소했고, 2분기 상승 거래 비중이 59%였던 인천은 7~8월 상승 거래 비중이 49%를 기록하며 비중이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거래량도 감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3589건으로 6월 3849건 대비 소폭 줄었다.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 건수가 전달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여름휴가, 장마 등 계절적 요인 외에도 상반기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거래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