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EU 통신사 "미국 빅테크가 전 세계 트래픽 절반 차지...망 투자 분담해야"

2023-08-31 17:30
한국 ICT산업에 대한 의도적인 왜곡도 이뤄져..."사실 아니다" 강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이동통신사업자 단체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유럽 이동통신사업자 단체인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가 각국 정부가 구글, 넷플릭스 등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 방지 및 투자 관련 공정한 분담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냈다. 올 하반기 한국와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망 이용대가 관련 논의가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31일 두 협회는 공동성명서를 내고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을 미국 빅테크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공공 인터넷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 유지와 진화를 위해 빅테크가 공정하고 비례적인 분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TNO는 유럽 4개 이동통신사와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통신협회다.

성명서에 따르면 유럽은 빅테크가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망 투자 분담은 회피하고 있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해왔고, 한국에서도 세계 최고 통신 인프라 구축을 가능케 한 인터넷 생태계가 빅테크의 무임승차로 붕괴할 위험에 처할 것이란 문제를 제기해왔다. 빅테크에 대한 망 투자 분담 요구는 한국·유럽뿐아니라 인도·호주·브라질·미국 등에서도 커지고 있다.

양 협회는 빅테크의 망 투자 분담 논쟁 과정에서 한국 정보통신(ICT)산업에 대한 의도적인 왜곡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협회는 "한국인의 콘텐츠·온라인 서비스 이용률이 낮다거나 혁신적인 온라인 비즈니스가 부족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5G와 광케이블 보급률 등 통신 인프라가 유럽보다 훨씬 앞서며 인터넷 이용률, 데이터 사용량, 소셜미디어 이용률 등 인터넷 이용 지표도 유럽보다 우수하다"고 밝혔다.

양 협회는 마지막으로 "모든 인터넷 이용자가 디지털 혁신의 과실을 누릴 수 있도록 네트워크 발전에 대한 빅테크의 정당한 대가 지불을 위해 각국 정책 입안자가 합리적인 정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