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3조 넘겨라"...중소형 증권사 '종투사 인가' 몸집 불리기

2023-08-29 18:23
교보는 유상증자, 대신은 사옥 매각
10호 종투사 타이틀 놓고 잰걸음

서울 중구 대신증권 사옥 [사진=연합뉴스]

중소형 증권사들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를 받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2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최대주주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보통주 4930만9665주(발행가액 5070원)를 발행할 예정이다. 신주 청약일은 29일, 납입일은 30일, 상장 예정일은 9월 20일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교보증권 자기자본은 2분기 말 기준 1조6179억원에서 1조8679억원으로 약 15.5% 증가한다. 자본건전성 판단지표 순자본비율(신NCR)도 717.1%에서 902.4%로 상승한다. 아직 종투사 인가 기준인 자기자본 3조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원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향후 종투사 인가 조기 취득을 위해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성장동력인 토큰증권, 탄소배출권, 디지털자산 사업 등 영업경쟁력 강화로 순이익 창출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 서울 중구 본사 사옥 매각을 결정했다. ‘대신343’은 서울 명동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 7층~지상 26층 규모다. 현재 이지스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예상 매각 금액을 최대 7000억원까지 보고 있다. 올 상반기 대신증권 자기자본 규모는 2조1007억원이다.
 
대신증권은 이번 사옥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과 계열사 유보금 등을 합쳐 연말까지 자기자본 3조원을 갖출 예정이다. 이 밖에 보유 건물에 대한 자산 재평가 실시, 국내외 자산 일부 추가 매각 등을 통해 자본금 확충에 나선다. 시장에서도 자기자본 규모가 좀 더 큰 대신증권이 10번째 종투사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종투사 인가를 위해 연내 자기자본 3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본 확충 일환으로 사옥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종투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9곳이다.
 
종투사에 진출하면 사업 범위가 넓어지고 수익원도 다각화할 수 있다. 종투사는 기업금융(IB) 업무 신용공여한도가 기존 자기자본 대비 100%에서 200%까지 확대된다. 교보증권과 대신증권이 종투사 진출을 겨냥하고 있는 이유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진다. PBS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자문, 자금 대출,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며 수조 원 상당의 계약금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종투사를 기준으로 업무 규제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도입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외환제도 개편 방향’을 통해 기존 초대형 IB만 가능했던 일반환전업무를 종투사 인가를 받은 증권사로까지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