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보안 표준 수립 막바지...SKT "글로벌 시장 선점으로 해외 매출↑"

2023-08-29 15:10
SKT, 기존 양자암호 방식 장점 결합한 차세대 보안 표준 마련
구축·운영 비용을 절감하면서 양자컴 공격에서 안전한 통신망 구축
표준 기술 선점해 해외 빅테크·이통사 등에 수출 계획

심동희 SK텔레콤 혁신사업추진팀장(오른쪽)과 김동우 퀀텀사업추진팀장(왼쪽)이 양자보안통신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현재 양자암호 시장은 기술과 상용화 측면에서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SK텔레콤(SKT)이 '양자보안통신(QSC)' 표준을 선점하고 이를 해외 ICT(정보통신) 기업에 수출해 보안 관련 매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29일 공개했다.

이를 위해 SKT는 8월 29일부터 9월 8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 표준화 부문(ITU-T) 정보보호연구반(SG17) 국제회의에서 QSC 표준 과제에 대한 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QSC는 기존 양자통신 기술인 '양자키분배(QKD)'와 '양자내성암호(PQC)'의 장점을 절충한 차세대 보안 기술로,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공격으로부터 통신 전 과정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QKD는 양자 얽힘과 중첩이라는 양자 역학 특성을 기반으로 하기에 원칙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안이 우수하다. 하지만 양자 키 분배장치를 곳곳에 설치하고 운용해야 해서 큰 비용 투자와 인력이 필요하다.
 
PQC는 양자난수 생성 기법을 활용해 일반 컴퓨터는 물론 양자컴퓨터로도 해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하는 암호화 기법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도 현행 통신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뛰어나다.

SKT는 QKD와 PQC를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두 기술을 적용한 통신 구간을 연결해 양자컴퓨터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통신망 구축 방안을 연구 중이다. 하나의 통신망에 두 암호화 기술을 모두 적용해 보안 강도를 최대로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SKT는 유선망에는 QKD를 적용하고 무선망에는 PQC를 적용함으로써 기지국과 스마트폰 간 통신 전 구간을 양자컴퓨터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공공, 국방, 금융 등 중요하고 민감한 데이터가 저장된 데이터 센터에는 양자암호기술을 적용하고, 이를 무선 통신으로 외부에 전송할 때는 양자 내성 암호를 적용하는 형태로 구축·운영 비용을 절감하면서 안전한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다.

SKT는 QSC를 글로벌 표준으로 등록하고 전 세계 양자 보안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ITU-T를 필두로 ETSI(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등 국제기구에서 표준 수립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양자암호통신망의 자동 제어와 운영 기술 표준을 수립하고 이를 각기 다른 제조사의 통신 장비로 구성된 양자암호망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심동희 SKT 혁신사업팀장은 "QSC는 연구·개발에만 5~10년이 걸리는 기술인 만큼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앞서 관련 준비에 나선 것"이라며 "빅테크와 글로벌 이동통신사가 QSC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기의 문제일 뿐 QSC 상용화는 기정사실"이라고 설명했다. SKT는 이러한 기술 선점을 위해 지난 2019년 서울에서 대구까지 5G망 약 331㎞ 구간에 QKD 기술을 적용했으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관련 국책사업도 수행했다.

한편 2022년 양자정보기술 백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양자암호 시장 규모는 연평균 39.8% 성장해 2030년에는 24조579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