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치열한 인력 모시기 경쟁…은행·증권 감소세

2023-08-28 18:00

자료=금융투자협회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치열하게 인력 모시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한, 이지스, KB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인재를 확보해 경쟁력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은행과 증권사들이 희망퇴직 등 인력 조절에 나선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산운용사 461곳 임직원 수는 1만2961명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096명)보다 7.15%(865명), 2021년 상반기(1만520명)보다 23.2%(2441명)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58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615명)보다 4.55%(28명) 소폭 줄어들었다. 다만 2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8.5%(46명) 증가했다.
 
임직원 수 485명으로 그다음으로 많은 이지스자산운용은 2년 전보다 150명을 늘렸다. 2021년 상반기 전체 임직원 수가 335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운 인력을 확충한 셈이다.
 
삼성자산운용 임직원 수는 올 상반기 438명으로 전년 동기(408명)보다 7.35%(30명), 신한자산운용 임직원 수는 379명으로 같은 기간(360명) 5.28%(19명) 늘렸다. 신한자산운용은 2021년 상반기(255명) 대비 48.63%(124명) 증가해 임직원 수 200명 이상인 자산운용사 중 임직원 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인력 수급이 활발해진 건 시장 변동성에 의해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상장지수펀드(ETF) 업황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리테일(일반영업)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홀세일(법인영업) 인력 등이 충원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타 금융권에 비해 운용업계는 아직까지 성장기라고 볼 수 있다”며 “영업 인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확보해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과 증권사 관련 인력들이 자산운용 업계로 흘러들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신한은행은 부지점장 이하 모든 직급에 걸쳐 근속연수 15년 이상, 1983년생 이전 출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만 15년 이상 근무자 중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증권사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며 지난해부터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거나 신규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 등 인력 조절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에서 일했던 인력들이 경력 조건이 비슷한 자산운용사로 눈을 돌렸을 가능성도 크다”며 “은행이나 증권사에 비해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인센티브(성과급) 여건 등이 이동 요인이 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