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무너진 사법 신뢰 회복하겠다"

2023-08-23 11:06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인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을 만나기 위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 달 퇴임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에 이어 차기 대법원장으로 지명된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61·사법연수원 16기)가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23일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국민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수 있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바람직한 법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성찰하겠다"며 "재판의 공정과 중립성은 어느 나라 사법 제도에서도 기본"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으로 대법원장에 지명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친한 친구의 친구"라며 "당시 서울대 법대에서 고시 공부하는 사람이 몇 사람 안 돼 그냥 아는 정도지, 직접적인 관계라고 보긴 어렵다"고 답했다.

전날 윤 대통령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뒤를 이을 후보자로 이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사법부 내 대표적인 '보수 정통' 법관으로 평가된다. 1990년 서울민사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한 후 전국 법원에서 줄곧 재판업무에만 종사했다. 두 차례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남부지법원장, 대전고법원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이 후보자는 오랜 재판 경험을 토대로 법관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정통파'면서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과 권순일 전 대법관의 '50억 클럽'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거짓말 논란이 불거진 시점에 이 후보자는 2021년 2월 대전고등법원장 취임식에서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며 "재판 권위와 신뢰가 무너져 참담하다"고 말했다. 50억 클럽에 대해서는 "당혹스럽기 이를 데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와 근무연이 있는 판사 출신 변호사는 "추진력이 있고 성격이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라며 "산적한 과제들을 잘 해결해나갈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법원 내 엘리트 연구모임인 민사판례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또 일본 게이오대 연수활동을 한 이력이 있다. 재경법원 한 판사는 "일본에 선진적인 법원 제도나 문화가 있으면 이를 우리 법원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