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건물 외부 공간의 활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2023-08-27 14:59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자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자연과 더 깊게 연결을 원하는 도시인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실내외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것 이상으로 건축 방식이 계속 진화하고 있다. 건물 최종 사용자에게 실내 또는 실외라는 이분법적 선택권만 제공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내외 경계를 지울수록 사용자에게 날씨, 시간대, 사용 유형에 따라 다양하면서 최적의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동시에 지역사회의 환경과 연결성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적인 도시 부동산 연구단체인 ‘어반 랜드 인스티튜트’(ULI)가 강조하고 있는 최근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아웃도어 개념은 실내 공간의 확장된 연속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 환경의 많은 부분이 이미 이 개념에 포함돼 있다. 아웃도어에는 지역의 공원, 보행 도로, 인근 건물의 안뜰 등이 있어 이들과 연결한다는 생각의 발상에 따라 내가 있는 건물의 성격이 달라진다.
 
실제로 실내외 공간은 다양한 모습을 채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실내 로비 공간에서는 더 많은 창문, 식물, 햇빛, 신선한 공기를 유입해 야외성과 개방감을 높일 수 있다. 외부 공간의 경우는 작은 국지적 기후에 초점을 맞추고, 실내의 쾌적함을 높이는 야외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야외 공간을 더 많이 통합하는 기회는 따뜻한 지역에서 더 많다는 것이 통념이었지만, 이제는 추운 지역에서도 그 기회가 늘고 있다. 어느 곳이든 건물 공간은 자연과의 균형과 연결성이 중요하다. 그늘이나 햇볕이 될 수 있고, 주변 경관과의 개방적 연계, 특히 실내와 야외의 경계선이 애매모호해지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생체친화적인 관점에서도 야외 공간은 실내 공간보다 인간의 건강에 더 이롭다. 우리는 그동안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야외 환경과의 접근성과 연결성이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웰빙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웃도어를 접목한 공간은 일상의 압박과 문명의 기술에서 잠시 벗어나는 휴식을 제공한다. 특히 자연환경에 노출되면 혈압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줄며, 면역 체계 강화 등에 좋다고 한다.
 
조경 전문가들은 인간 건강의 중요한 요소로서 야외 공간과 외부 편의시설을 우선시한다. 우리는 이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현상은 빠르게 일상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이동 제한이 종료된 후에도 사무실 복귀보다는 공원이 있는 지역사회에서 계속 생활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들에게 변화는 영구적이다.
 
우리는 현재 생활하는 지역사회에서 현지 문화와 자연생태를 반영하고, 기념하는 건물을 지지한다. 이러한 맥락은 과거부터 현재에도 그렇지만, 미래에도 건물에 반영되어 갈 것이다. 우리가 이 맥락에 순응하고, 진정성 있는 건물을 채택하지 않는다면 건물은 주변 환경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획일적 건물에 그칠 수 있다.
 
숙박시설들은 야외 수영장, 레크리에이션 구역, 해변 등으로 연결되는 개방형 로비를 갖춘 경우가 많다. 이들 숙박시설은 아웃도어를 수용하는 트렌드를 선도해 왔다. 이러한 콘셉트는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든 시골이든 신축 건물에서 높은 수준의 야외 활동이 많이 채택되고 있다. 이러한 아웃도어 반영은 공동 주택을 넘어 도시와 교외 오피스, 정부 시설, 도서관 등과 같은 부문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 기준이 얼마나 높아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도심에 있는 건물일수록 외부의 안뜰이 중요하다. 미국 디트로이트 시내 CCA건물(7층)은 228가구가 거주하는 아파트다. 실내외 공간 전체가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활동적인 느낌을 줘 건물 외부의 뜰이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테일이 많고, 키 큰 나무들이 무성해 발을 디딜 때마다 새로운 공간처럼 느껴진다. 로비 공간은 풍부한 자연 채광이 들어온다. 도심의 바쁜 주변 환경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준다.
 
도시의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도심의 건물은 외부 공간을 개방하고 상호 연계해 도시인의 건강 증진에 기여해야 한다. 특히 건물마다 외부에 안뜰을 많이 만들어 이를 상호 연결하면 블록 단위로 주민들이 건강하게 다닐 수 있는 산책길이 생겨난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폐율을 줄여 자연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대신 고밀도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단일 건물만의 안뜰이 아니고, 이 뜰을 개방해 서로 이어나가는 산책길이면 더 효과적이다. 이런 산책길이 도시인의 건강과 복지 증진에 한몫을 단단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