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늘의 뉴스 종합] 이재명 "尹정부 희생제물인가"...검찰 '백현동 의혹' 정점 규명

2023-08-17 22:30

[사진=아주경제 DB]
 
이재명 "尹정부 희생제물인가"...검찰 '백현동 의혹' 정점 규명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단 한푼의 사익도 취한 바 없다"는 등 배임죄를 전면 부인하며 검찰의 정치적 탄압과 무리한 수사라는 입장이다. 검찰이 의혹의 정점에 이 대표가 있는지를 규명하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일방적인 특혜가 아닌 대가성이 있었다고 본다면 검찰이 뇌물죄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소환했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에 앞서 청사 입구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저를 희생제물 삼아서 정권의 무능함·치부를 감추려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정치를 펼치고 있다. 검찰 독재정권을 탄생시켰다는 죄책감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검찰은 정치가 아닌 수사를 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폭정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있던 2015년 백현동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부지 용도를 한 번에 4단계 상향(자연녹지→준주거지) 변경해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 참여를 배제해 민간 사업자가 결과적으로 3000억여 원의 분양이익을 얻도록 해줬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 등 성남시 수뇌부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낸 최측근 김인섭(구속기소)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로비를 받아 민간 사업자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한다.

검찰은 총 250여 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각종 인·허가 조건 변경에 동의‧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 대표 소환과 관련해 "배임 동기나 인·허가 특혜 경위, 보고·승인·결재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이 대표의 배임 혐의를 다진 후 뇌물 혐의를 정조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혜를 줬다면 업무상 배임죄,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이 나타나면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씨케이)는 "백현동 사업은 대장동과 다르게 개발 이익 전체가 민간 사업자에게 제공된 것"이라며 "막대한 배임을 대가 없이 해줬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에 검찰이 대가성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추가로 규명해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특혜 제공 시점과 민간 사업자와 성남시 관계자들의 연락 시점 등 통화 기록을 토대로 제공 경위와 대가 여부를 확인하고, 이 대표 측의 진술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수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 "北, 한·미·일 정상회의 겨냥해 ICBM 등 도발 준비 중"

국가정보원은 17일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의 또는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여러 종류의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국정원이 이같이 보고했다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ICBM 발사 지원 차량 활동이 활발한 것이 평양 등에서 포착됐다"며 "액체연료 공장에서 추진체가 빈번히 반출되는 등 ICBM 발사 준비 징후가 계속 식별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고체 미사일 생산시설에도 차량 활동이 이례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며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합동 훈련이 예상된다"고도 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하반기 최우선 주문과제로 군사 정찰 위성의 기술적 준비 완료를 요구했다"며 "군사 정찰 위성 결함 보완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일 75주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8월 말 또는 9월 초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지난달 25∼27일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김 위원장과 '큰 틀의 군사협력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정원은 "8월 1일과 2일 러시아 군용기 편으로 실무자가 방문해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합의를 한 데 이어 8일에는 러시아 수송기가 평양에서 군수물자를 반출하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이 속도를 더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핵미사일 핵심 기술이 북한에 이전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면밀히 추적 중"이라고 강조했다.
2분기 충당금 6000억원 쌓은 증권사...."하반기가 더 무섭다"

미국 실리콘밸리, 홍콩 등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며 금융권에서 투자한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공격적으로 관련 상품들을 운용해온 증권사들은 거액의 충당금을 쌓았지만 하반기 추가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국내 주요 증권사 11곳의 연결기준 2분기 말 대손충당금 설정액은 총 5981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PF 사업 부실이 심화함에 따라 2분기 충당금 규모를 큰 폭으로 늘린 것이다. 

대손충당금은 손실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회계상 별도로 분리해 설정해두는 금액을 말한다. 

주요 증권사 중 2분기에 대손충당금을 가장 많이 신규 설정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지난해 말(550억원) 대비 1233억원으로 683억원(55%) 증가했다. 이 밖에 △하나증권 1048억원 △메리츠증권 837억원 △키움증권 914억원 △삼성증권 685억원 등이다. 
 
하나증권은 2분기 차액결제거래(CFD) 사태까지 겹치며 충당금을 확대했다. CFD에는 518억원, 미수금과 펀드 보상 부문에는 530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했다. 미수금과 펀드 보상 부문에는 부동산 PF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금액도 포함돼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CFD와 부동산 PF 위험에 보수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분기에 충당금 1000억원 이상을 적립했다.
 
키움증권은 2분기 말 미수금 대손충당금으로 914억원을 쌓아뒀다. 부동산 PF 규모 자체는 작지만 CFD 손실 위험이 높아 충당금 규모가 커졌다. 삼성증권은 부동산 PF 200억원대, CFD 미수금 관련 400억원대 충당금을 설정했다.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 중국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또 다른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업계 도미노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와 최근 발표된 지표를 보면 중국 경제 침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해외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해 손실 규모가 커지면 국내 금융업계에도 빠른 속도로 위기가 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총액은 21조5751억원으로 전달 대비 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투자증권이 2조608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2조5538억원)과 메리츠증권(2조324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KB증권(2조628억원), 미래에셋증권(1조5881억원), 하나증권(1조323억원), NH투자증권(1조1208억원) 등이 1조원대를 기록했다.

이 밖에 △하이투자증권(9018억원) △대신증권(8059억원) △교보증권(7761억원) △대신증권(6514억원) △키움증권(5973억원) △BNK투자증권(5535억원) △IBK투자증권(5029억원) 등도 5000억원 이상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우리은행發 해외부동산 리스크 보험사까지 확대되나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투자 리스크가 국내 은행권뿐 아니라 보험업권에도 대두되고 있다. 당장 우리은행이 '홍콩 부동산 펀드 손실' 악재에 맞닥뜨렸고 보험사들 역시 해외 부동산 공실과 연체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대형 부동산 업체들의 채무불이행 위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외 부동산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점증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회수 불능에 빠진 펀드에 대한 투자자 구제 차원에서 총투자원금(765억원) 중 70%에 해당하는 540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하고 투자자들과 자율 조정을 진행 중이다. 앞서 2019년 미래에셋증권이 홍콩 골든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에 투자한 2800억원 가운데 일부가 우리은행 펀드를 통해 조달됐는데 부동산 가격이 급락해 손실을 보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이 상품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위험 상품이라는 안내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완전판매' 논란도 불거졌는데 여타 은행들도 추가적인 피해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은행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상품은 앞선 사례와 유사한 구조가 많아 비슷한 투자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면서 손실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등으로 공실률(사용하지 않는 공간 비율)이 높아진 가운데 해외 오피스에 투자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보험사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은 26조원 규모다. 이는 전체 해외 대체투자 자산 중 30%에 달하는 규모며 해외 대체투자 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보험업계 자기자본 대비 약 21.8%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미국 오피스 공실률이 2019년 12월 말 13.4%에서 2023년 6월 말 20.6%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보험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북미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지역별 비중은 북미 67%, 유럽 14%, 아시아 4%, 기타 14%다.

금융권은 보험사들의 '해외 부동산 연체 발생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순위별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 중 선순위 비중이 다소 낮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은 선순위 32%, 중순위 26%, 후순위 등 기타 42%로 구성돼 있다. 선순위성 투자는 손실이 발생했을 때 주주들의 자금 조달이 먼저 이뤄지는 투자 방식이다. 따라서 선순위성 비율이 낮을수록 손실이 나게 되면 자금 조달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중국 부동산발 위기도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직면했고 부동산 신탁회사인 중룽(中融)도 투자자들에 대한 투자금 지급을 중단해 투자자들이 시위에 나섰다. 정부는 중국 내 부동산 충격이 국내 금융권에 미칠 영향은 일단 '제한적'이라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시작으로 중국 경제 전반은 물론, ​채권을 보유 중인 운용사나 금융기관 등에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