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부친상] 이재용·정의선 등 경제인들 '비공개' 조문...전직 대통령 가족들도 위로
2023-08-16 21:51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위로 전화..."직접 조문 못 해서 미안"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고(故) 윤기중 교수 빈소에서 이틀째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미·일 정상회의 준비 등 업무를 소화하고, 오후 2시 30분께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빈소에 도착했다. 이어 유족들과 입관식에 참여한 뒤 저녁 9시 반까지 빈소를 지켰다.
대통령실은 "국정 공백이 없도록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을 사양한다"고 밝혔지만, 이날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이 비공개 조문했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은 공개적으로 조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윤재옥 원내대표, 유상범 수석대변인, 구자근 비서실장과 이틀 연속 빈소를 방문했다. 17일 오전 발인에도 참석할 예정으로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오후로 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도 이틀 연속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자는 "어제 VIP(윤 대통령)를 직접 못 봬서 직접 조문 드리는 게 도리일 것 같아서 왔다"고 했다.
대선캠프에서 활약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모습을 보였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김종인 전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고인과 친숙한 사이였다. 일찍 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께서 상심이 크시겠지만 가족들, 그리고 추모하는 많은 분과 함께 슬픔을 이겨내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관영 전북지사 등 야권 인사들도 모습을 보였다.
조 대표는 자신이 연세대학교 상경대학을 다닐 때 고인이 학과장이었던 인연을 소개하고 "제가 있는데 큰 역할을 해 주셨다"고 회고했다. 또 "(윤 대통령과) 처음 말씀을 나눴지만, 정치인이기 전에 사람으로서 참 좋은 분인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다시 들었다"고 호감을 드러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와 아들 전재국씨,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등 전직 대통령 가족들도 빈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위로했다.
이밖에 김명수 대법원장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박형준 부산시장, 가수 노사연씨, 전광훈‧장경동 목사 등의 모습도 포착됐다.
전 목사는 기자들과 만나 "항상 제가 대통령님 옆에 있겠다고 한마디했다"며 "윤 대통령은 '감사합니다'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주한 외교사절 중에는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가 조문을 왔지만, 외교사절의 조문을 받지 않기로 한 원칙에 따라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안내를 받고 발길을 돌렸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빈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위로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오후 7시쯤 전화해서 "부친상에 조의를 표하고 직접 조문을 하려고 올라오려고 했는데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져서 직접 조문을 못하게 됐다"며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아니다. 마음만으로 충분히 감사하다. 안 그래도 차량으로 멀리 왔다 갔다 걱정이 됐는데 무리하면 안 된다"며 "건강 잘 챙기셔야 된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순방외교를 잘 지켜보고 있다.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이번에 한·미·일 정상회담 잘 다녀오기 바란다"고 덕담했다.
윤 대통령 선친의 발인은 17일 오전 9시다. 장지는 경기도의 한 공원 묘역으로, 윤 대통령은 최소인원들과 같이 장지에 가서 장례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이후 윤 대통령은 서울로 복귀해 미국 순방을 준비하고 바로 출장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