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팔아 금 샀다' 中, 미국채 보유액 14년來 최저
2023-08-16 14:36
중국이 미국채를 줄이는 대신 금 보유고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간 패권전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이 미국채 수요를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약세로 인한 달러 매도 움직임도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16일 펑파이는 미국 재무부의 월간 국제투자유동성(TIC) 보고서를 인용해 6월 말 기준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113억 달러 감소한 8354억 달러(약 1117조원)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5월(8015억 달러) 이후 14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4월에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진 이후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일본의 미국채 보유액은 전달 대비 88억 달러 증가한 1조1056달러를 기록하며 최대 미국 채권국 자리를 유지했다. 3위는 6723억 달러를 보유한 영국이다. 한국의 미국채 보유액은 6월 말 기준 총 1151억 달러로 전월 대비 3억 달러가량 소폭 감소했다.
반면 중국의 금 보유량은 크게 증가했다. 중국 주도의 ‘탈 달러’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세계 경제 침체 속 안전자산인 금 매수를 크게 늘리고 있는 추세다. 세계금평의회(WGC)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전달 대비 68만 온스 늘어난 6795만 온스로 집계됐다. 8개월 연속 증가세로, 해당 기간 중 누적 증가량은 531만 온스에 달한다.
저우잉하우 베이징금거래소 애널리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2년 초부터 긴축 기조를 이어오면서 비달러 통화에 상당한 절하 압박이 가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국 통화 환율 안정을 위해 금 보유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위안화는 지난 5월 작년 12월 이후 5개월여 만에 7위안대로 올라선 이후 줄곧 약세를 보이고 있다. 비구이위안발 부동산 쇼크가 경기를 짓누르고 있는 데다 각종 경제 지표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아 위안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위안화가 약세를 이어가는 동안은 중국의 미국채 보유량 역시 추가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