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약화, 美 ·日 제재에...中반도체 생산 둔화

2023-08-16 12:36
7월 반도체 생산량 4.1% 증가 그쳐
경기회복세 둔화에 반도체 수요 꺾여
SMIC, 화훙반도체 상반기 실적 '악화'

반도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거센 역풍에 맞닥뜨린 데다가 미국·일본 등 제재 여파로 중국 반도체 경기도 먹구름이 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상반기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내놓았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중국 집적회로(IC) 반도체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한 292억장으로 넉달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증가폭은 5월 7%, 6월 5.7%보다 훨씬 줄었다. 올 들어 7월까지 반도체 생산량도 3.9% 감소한 1912억장에 그쳤다.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은 4월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한 281억장을 기록하며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간 플러스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덕분이다. 제로코로나 역풍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지난해 중국 전체 반도체 생산량은 2021년과 비교해 9.8% 감소한 3242억장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5월 들어 중국 경기회복세가 차츰 꺾이면서 스마트폰 등 전자가전 제품 수요가 위축되고 재고가 쌓이자 반도체 생산량 증가세도 둔화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하여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달 일본이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리소그래피 장비 등 2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에 충격을 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10월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재를 위해 수출 통제를 강화한 이후, 여기에 반도체 장비 핵심 국가인 일본·네덜란드도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는 등 미국과 보조를 맞춘 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 경기가 활력을 잃으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 실적도 실망스럽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는 지난 2분기 매출과 순익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8%, 21.7% 하락한 15억6000만 달러, 4억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위 파운드리 업체인 화훙반도체도 매출은 고작 1.7% 상승한 반면, 순익은 6.4% 줄었다.
 
중국경제망은 중국 본토증시에 상장된 39개 반도체 기업의 올 상반기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8개사만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으며, 나머지는 모두 악화했다고 집계했다. 이 매체는 실적이 상승한 기업도 대부분은 반도체 장비 제조회사라고도 짚었다.
 
한편,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강화와 중국의 반도체 자급 노력, 중국 내수 부진 등 여파로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은 2702억개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