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부총통, 뉴욕 도착…中 '강력반발'

2023-08-13 17:45

대만 라이칭더 부총통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롯데호텔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은 라이 부총통의 이번 방미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이 부총통은 이날 오후 뉴욕 존F케네디국제공항(JFK)에 도착했다. 라이 부총통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인 파라과이의 산티아고 페냐 팔라시오스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6박 7일 일정으로 파라과이 방문길에 올랐다. 출국길엔 뉴욕을, 귀국길에는 샌프란시스코를 각각 경유한다. 대만 부총통의 미국 방문은 11번째다.

라이 부총통은 X(옛 트위터)에 “자유·민주주의·기회의 상징인 ‘빅 애플(뉴욕의 별칭)’에 도착해 행복하다”면서 “친구들과 만나길 고대한다”고 했다.

라이 부총통의 미국 일정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커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과 회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은 대만 정부 관계자들의 타국과의 공식 교류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 부총통의 미국 경유에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13일 “라이칭더는 완고하게 '대만 독립'의 분열적 입장을 견지하는 철두철미한 ‘골칫거리 제조자’”라며 “대만해협 긴장의 근본적 원인은 대만 당국이 미국에 기대어 독립을 도모하고, 미국이 고집스레 대만을 통해 중국을 통제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은 사태의 진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국가 주권과 영토의 안전성을 수호하기 위한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은 라이 부총통의 방미 일정에 맞춰 동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압박에 나섰다. 중국 저장해사국은 “12일 정오부터 14일 오후 4시까지 동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한다”고 공지했다. 중국은 지난 4월 차이잉원 총통이 중미 방문 일정의 일환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매카시 하원 의장 등을 만났을 당시에도 사흘간 대만을 사방으로 포위하며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미·중 긴장 고조를 피하고, 양국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기 위해 라이칭더의 방미가 주목받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