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거듭하는 코로나19…'에리스' 등장에 방역 긴장감 지속

2023-08-13 13:35
중증도 증가 보고 없지만, 방역 완화 '신중'…고령층·기저질환자 백신 접종 권장

7일 오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롭게 등장한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EG.5’가 국내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수준을 모니터링하며 일상 회복 작업의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EG.5에 감염된 환자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6월 넷째 주 5.4%였던 검출률은 이달 첫째 주 16.8%로 3배가량 증가했다. 

‘에리스’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EG.5는 오미크론 계열인 ‘XBB’의 하위 변이다.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 40여개국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검출률이 가장 높은 ‘우세종’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9일부터 EG.5를 ‘관심변이’로 지정하고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WHO는 각국 보건당국이 주시해야 할 코로나19 변이를 위험성에 따라 우려변이, 관심변이, 감시변이 순으로 지정한다. 지난 5월 코로나19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가 해제된 이후 WHO가 관심변이를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G.5는 기존 바이러스와 비교해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확산 속도는 그간 확인된 변이 가운데 가장 빠르다는 평가다. 백신을 접종했거나, 기존 바이러스 감염에 따라 형성된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이 강하다. 때문에 WHO는 “EG.5의 공중보건상 위험성은 미미하지만, 코로나19 확산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를 유지 중인 만큼, 정부는 방역 완화 조치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EG.5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증도 증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60세 이상 고령층, 기저질환자 등은 중증화 우려가 높아 감염 증상이 있으면 신속히 진료를 받고, 확진 초기에 치료제를 복용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 2단계 이행은 잠정 연기됐다. 당초 정부는 9일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코로나19를 기존 2급 감염병에서 4급 감염병으로 변경하고 독감과 같이 관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가 지난달부터 5주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자 회의 시점을 미루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10월까지 XBB 계열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을 국내 도입할 예정이다. 접종은 기존과 같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고위험군의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는 방역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면서 백신을 통해 감염을 완벽히 차단하기는 어려워졌다”면서도 “백신을 접종했을 때 환자의 중증화와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은 명확히 확인되고 있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