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국민 해외 단체관광 허용...경제난 극복 시도 일환

2023-08-10 15:42
해외 단체여행 상품 검색량 20배↑
아웃바운드·항공·면세점 경제효과 기대
항저우 아시안게임 앞두고 우호 분위기
한중 카페리 운항 재개 이은 '희소식'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사진=아주경제DB]

중국이 10일 한국·일본·미국 등 78개국에 대해 자국민의 해외 단체관광을 대거 허용한 데에는 관광 활성화를 통한 내수 부양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 이벤트를 앞두고 중국에 대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중국이 해외 단체관광을 전격 허용한 시점은 주요 관광 대목인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한 달여 앞두고서다.

특히 중국은 최근 내수 부진으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지속적인 물가 하락)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관광 활성화를 통한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해외 단체관광 허용으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나 인센티브 여행은 물론 항공, 면세쇼핑 등 방면에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작지 않다며 여행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이날 해외 단체관광 허용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중국인의 국경절 관광 검색량은 급증했다.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셰청'의 해외 여행 상품 검색량이 평소보다 20배 급증했고 특히 국경절 연휴 기간 중 일본·호주·뉴질랜드 단체관광 상품 검색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또한 중국 여행 플랫폼 '마펑워'의 해외 관광지 검색량은 전날보다 150% 이상 증가했고 일본 여행 검색량은 순식간에 350% 치솟았다.  

사실 중국은 지난해 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이후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태국,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베트남 등 총 60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하지만 중국 아웃바운드 시장은 기대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않았다. 

중국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인 해외 관광객 수는 4037만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상반기 8129만명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인 태국조차 별반 다르지 않았다. 태국 관광체육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183만명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에 이어 방문객 수 2위로 내려앉은 것. 2019년 같은 기간 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905만명) 대비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2019년 한 해 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약 1100만명으로 태국 전체 관광객 가운데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외국인 관광객 중 1위에 올랐다. 

중국 주요 아웃바운드 여행사의 상반기 실적도 실망스러웠다. 베이징에 소재한 아웃바운드 전문 중신여행이 최대 3600만 위안 적자를, 카이싸여행도 올 상반기 최대 1억 위안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3대 민항사도 코로나 올 상반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국국제항공, 동방항공, 남방항공은 전체적으로 올 상반기에 최대 141억 위안 적자를 낼 것으로 예고했다. 중국 최대 면세점 운영기업인 중면그룹도 올해 상반기 순익이 2% 가까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다음 달 23일부터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활발한 인적 문화 교류 분위기를 조성해 전 세계 각국에 중국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한국으로선 2017년 3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코로나19 방역으로 중단된 중국인 단체관광이 6년 5개월 만에 본격적으로 재개된 것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한·중 간 국제여객선(카페리) 운항이 최근 재개된 데 이어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까지 허용되면 한동안 뜸했던 양국 간 교류가 다시 활성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